콩고 내전 악화…수도 킨샤사 통금 르완다軍 개입설

  • 입력 1998년 8월 5일 19시 48분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에서 투치족 반란군과 로랑 카빌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부군의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이웃 르완다군의 개입설까지 나오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수도 킨샤사 및 고마 등 동부의 3개지역에서 2일 시작된 반란군과 정부군의 공방전은 양측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4일 중부 키상가니를 비롯한 타지역으로 확산됐다. 킨샤사에는 3일 밤부터 통금이 시행되고 있으며 거리 곳곳에 탱크가 배치됐다.

콩고 정부대변인은 4일 “반란군이 동부 고마시에서 민간항공기를 납치했다”고 발표했으며 음웬제 콩골로 법무장관은 “르완다가 반란군 지원을 위해 동부지역에 중화기와 병력을 파견하는 등 침공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르완다정부와 반란군은 르완다군의 개입설을 일축했다.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투치족은 ‘바냐물렝게’라고 불리는 집단으로 불과 15개월전만해도 카빌라의 집권을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 카빌라가 집권 이후 투치족과 갈등을 빚어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바뀐 것이다. 투치족은 카빌라정권이 후투족 게릴라 거점인 난민촌을 없애기를 기대했으나 카빌라가 이를 방치하자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 새 집권세력으로 등장한 투치족이 다른 종족의 영토를 침범하는 등 세도를 부려 콩고의 다수족인 반투족 등의 반발을 산 것도 카빌라와 투치족의 갈등을 부추겼다. 카빌라가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반투족 등 타종족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카빌라는 최근에는 군 인사에서 투치족 출신을 내보냈고 지난 주에는 투치족 계열의 르완다군에 철수를 명령하는 등 투치족에 불리한 정책을 추진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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