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부치내각 출범]知韓派 총리/韓日관계「일단 맑음」

  • 입력 1998년 7월 30일 19시 32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내각 출범에 따른 한일(韓日)관계 기상도는 ‘일단 맑음’이다.

오부치총리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내각의 대한(對韓)정책 기조였던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오부치총리의 대한(對韓)인식은 우호적이다. 그는 외상 재임때 농림수산성과 자민당내 수산족 의원들에 맞서 한일어업협정 일방파기에 반대했다. 개인적으로도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부회장을 오랫동안 맡아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김윤환(金潤煥)의원 등 한국 정치인들과 교분이 두텁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도 대선이후 서울에서 두차례나 만났다.

‘경제 문외한’이란 비판을 받아온 오부치총리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에게 경제를 맡기는 대신 자신은 외교면에서 성과를 올려 지지도를 끌어올릴 생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자신이 직접 챙기는 ‘친정(親政)체제’로, 기타 외교는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외상이 관장하는 식의 역할분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오부치총리가 외상재직시 외무성 정무차관이었던 고무라를 외상에 기용한 이유도 이때문으로 보인다.

경제협력문제는 다소 복잡하다.

오부치내각은 내수경기 부양과 금융불안 종식 등 국내경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다른 나라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러나 오부치총리와 ‘경제사령탑’인 미야자와 대장상이 ‘아시아 경제위기’같은 사태가 일본경제에도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의 불안요인도 있다. 오부치정권은 심각한 경제난과 참의원의 여소야대라는 한계에서 출발한 약체정권이다. 또 총리의 리더십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있다. 때문에 오부치정권으로서는 과거역사인식 및 어업협정교섭문제 등에서 일본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부치 총리와는 달리 고무라외상이 ‘매파’로 알려져 있고 한국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갖고 있는 점도 변수다.

〈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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