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貨 태풍오나?/美-日-中의 입장]

  • 입력 1998년 6월 16일 19시 44분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는 경우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미국 일본 중국의 입장을 살펴본다.

▼ 미국 ▼

위안화 평가절하시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부차원에서는 공식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다.

민간에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에 비판적인 미국의 보수주의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은 15일 클린턴 대통령이 이달말로 예정된 중국방문에서 중국정부에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말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의 샬린 바셰프스키 대표는 “중국이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며 만약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다른 통화의 평가절하 악순환이 초래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일본 ▼

위안화의 평가절하조치를 취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수출동향에 달려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5월중 중국의 수출액이 22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내에서 통화가치절하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금융전문가는 “대장성은 중국이 1년 내에는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엔화약세가 너무 급격히 진행돼 중국이 돌연 방침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대장성과 일본은행 등은 내부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의 가능성과 평가절하시 일본 및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 작성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중국 ▼

달러당 1백40엔선이 무너지면서 “평가절하는 없다”는 중국지도부의 일관된 다짐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9일 다이샹룽(戴相龍)인민은행장은 “엔화의 대폭적인 가치하락이 중국의 무역과 투자유치에 매우 불리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토로, 평가절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평가.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엔화약세가 위안화에 ‘거대한 압력’을 조성했다”고 분석, 평가절하가 임박한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15일 리란칭(李嵐淸)경제부총리도 평가절하를 시사한 것으로 보도돼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중국은 평가절하의 최대요인으로 꼽히는 수출경쟁력의 약화가 아직은 치명적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세계2위의 외환보유고가 위안화 방어를 위한 든든한 무기라는 주장도 강하다. 그러나 엔화가 지금처럼 ‘자유낙하’를 계속할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가 실제상황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도쿄·워싱턴〓황의봉·권순활·홍은택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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