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司-北 장성급대화 곧 재개…한국군 대표도 동등발언권

  • 입력 1998년 6월 9일 19시 44분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사이의 장성급 대화가 7년만에 재개된다.

유엔사는 9일 “판문점에서 8일 가진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급 접촉에서 장성급 대화를 개최하기로 북한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장성급 대화가 이르면 이달중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와 북한군 사이의 장성급 대화는 군정위 수석대표에 한국군 장성이 임명된 91년 중단된 이래 단 한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장성급 대화에는 유엔사측에서 미군 소장, 한국군 준장, 영국군 준장 등과 제삼국군 대령이 참석하며 모든 대표는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지만 미군대표(마이클 헤이든 유엔사 부참모장)가 선임자(진행자)역할을 맡는다.

의제는 정전협정 틀안에서 군사문제와 관련된 사항으로 국한되며 대화는 어느 한쪽의 요청이 있을 경우 판문점 군정위 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장성급 대화 재개합의는 양측의 고위 군사채널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부가 북한군의 요구대로 한국군 중장이 수석대표로 있는 군정위를 포기하고 정전협정 틀내에서 별도의 대화채널을 개설한 것은 북한측의 집요한 노력으로 군정위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돌발상황을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선 고위 군사채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개최될 장성급 대화에서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군 장군을 소외시킨 채 선임자인 미군측과 한반도 군사문제를 논의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대화과정에서 다소의 진통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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