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시위대에 또 총격…美 『강경진압 중단』 촉구

  • 입력 1998년 5월 8일 19시 17분


반정부 시위에 대한 군부개입 및 실탄사용 진압에 항의하고 수하르토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의 시위가 8일에도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계속됐다.

남술라웨시주 우중 판당에서는 이날 1천여명의 학생이 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학생들은 시국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국영 라디오방송국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파울루스 인도네시아기독대 시위에서는 보안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5명이 부상했으며 이중 아카데미스병원에 실려간 한 명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일부터 인도네시아 시위의 진원지가 돼 6일에는 6명의 사망자를 냈던 북수마트라주 주도 메단은 이날 보안군의 삼엄한 경계로 소요사태가 다소 진정됐다. 폭동군중의 표적이 된 화교들은 서둘러 메단을 떠나거나 보안군이 지키는 호텔로 피신했다.

한편 마이크 매커리 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우리는 인권탄압을 우려해 왔으며 수하르토정권의 시위진압 방식에 매우 비판적”이라고 말하고 “고무탄의 사용을 억제하고 평화적 시위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여성인권운동가는 이날 미 하원 인권소위 청문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으로 수하르토를 돕는 것은 인도네시아에 도움이 안된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재야인사들은 “군부가 살해 고문 불법연행 등 인권탄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형태의 군사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제사회는 IMF의 경제개혁안이 유가 및 전기요금 인상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폭동사태를 초래한데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강경진압이 계속될 경우 미 의회가 IMF 출자계획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사태가 혼미해짐에 따라 루피아화는 달러당 주초 8,000선에서 8일 10,000선에 육박, 가치가 급락했다.

〈허승호기자·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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