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로 가는 중국 中]「중국號」3년내 개조의욕

  • 입력 1998년 3월 19일 21시 12분


“21세기 중국의 흥망은 과학교육에 달려 있다.”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새 진용을 갖춘 주룽지(朱鎔基)내각의 출사표다.

19일 전인대 폐막 후 가진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주총리는 “신정부의 최대 임무는 과학교육을 통한 국가진흥”이라며 “3년내에 국가개조작업을 완성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그가 제시한 국가개조작업의 해법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불필요한 인력의 과감한 축소로 ‘먹는 재정’(吃飯財政)이 돼버린 국가재정상태를 정상화하는 것과 중복 낭비투자를 추방하는 것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마련될 재원을 과학교육과 첨단산업에 투입, 21세기 선진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주총리는 3대 분야에 걸친 구조조정을 2000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뼈대는 △만성적자인 국유기업을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과감히 도태시키면서 중점육성기업을 현대적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중앙은행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면서 상업은행의 자주경영이 가능하도록 금융체제를 개혁하며 △중앙 및 지방정부의 기구를 축소해 공직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중국개조작업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는데 지도부의 고민이 있다.

중국의 ‘실질적 실업자 수’는 등록실업자 5백50만명, 정부기구 개편으로 감축될 공무원 4백만명, 국유기업의 샤강(下崗·정리해고)직공 1천1백50여만명, 앞으로 국유기업에서 쏟아져 나올 1천만명의 추가 샤강직공에 농촌의 잉여인력 등 1억8천여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실업대책이 중국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실업자 문제의 악화를 막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연간 경제성장률을 8%이상 유지하고 인플레율은 3%이내에서 잡으며 위안화 환율은 현재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리란칭(李嵐淸)부총리가 최근 향후 3년간에 걸쳐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7천5백억달러로 늘리는 이른바 ‘중국판 뉴딜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업사태를 방치했다가는 분노한 민심이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중국지도부도 느끼고 있다.

위안화 문제 역시 현상유지를 공언하고 있으나 정책당국은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베이징(北京)당국자들은 “개혁개방 이후 20년동안 꾸준히 증가해온 인민들의 소득수준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해 갑자기 곤두박질치는 상황만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절하의 압력도 만만치 않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12억 인구 초대국의 기본틀을 바꾸겠다는 웅대한 구상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그 성패가 판가름날 향후 2∼3년이 21세기 중국의 위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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