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래,상하이 출신이 이끈다…장쩌민등 인맥 화려

  • 입력 1998년 3월 3일 20시 15분


“중국의 21세기는 상하이방이 맡는다.”

5일 개막되는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상하이 인맥이 당정(黨政)을 완전장악, 21세기 중국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출신이거나 이곳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상하이 인맥의 정점은 장쩌민(江澤民)당총서기겸 국가주석. 89년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상하이시 서기에서 일약 중앙정치무대에 발탁된 장주석은 집권 10년째를 맞아 상하이방을 중심으로 권력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상하이방중 이번 전인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총리내정자인 주룽지(朱鎔基)부총리. 해박한 경제지식과 과감한 정책으로 최근 서방언론으로부터 ‘홍색(紅色)경제의 황제’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87년 장쩌민에게서 상하이시장직을 이어받았던 주룽지는 국유기업개혁방안의 하나로 주식제 도입을 주장, 다소 보수적인 장쩌민과 충돌한 적도 있으나 최근 호흡을 다시 맞추고 있다.

주총리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리란칭(李嵐淸)부총리 역시 장주석의 고향인 장쑤성(江蘇省) 양저우(揚州)와 마주보고 있는 상하이 인근의 전장(鎭江)출신. 상하이 명문 후단대 출신으로 한때 장주석과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절친한 사이다. 장주석이 처음 베이징(北京)에 올라왔을 때 첫날밤을 리란칭의 집에서 묵었을 정도다.

공업담당 부총리로 내정된 우방궈(吳邦國)현부총리도 상하이 출신의 실세부총리. 상하이시 서기를 거쳐 94년 베이징으로 영전한 우는 최대난제인 국유기업 개혁의 중임을 떠맡았다. 주룽지의 칭화대 후배인 우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역할이 크게 강화된 경제무역위원회 주임도 겸임하게 된다.

외교담당 부총리로 국가부주석설이 나돌고 있는 첸치천(錢其琛)외교부장도 상하이 태생. 결국 국무원은 총리 수석부총리를 필두로 상하이 출신이 완전장악하게 된 셈이다.

상하이 인맥은 공산당 내에서도 기반을 굳혀놓은 상태. 당정치국원 24명중 장쩌민 주룽지 우방궈 황쥐(黃菊)상하이서기 쩡칭훙(曾慶紅)중앙판공청주임 첸치천 리란칭 등 7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상하이 인맥은 실무부서를 상당수 장악하고 있다. 상하이시 부서기 출신의 천즈리(陳至立·여)국가교육위원회 주임, 상하이시 부시장 출신의 자오치정(趙啓正)국무원신문판공실부주임, 상하이에서 성장한 빠쭝탄(巴忠淡)무장경찰부대사령원 등이 요직에 포진하고 있다. 현 상하이시장 쉬쾅디(徐匡迪)는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장에 기용될 것으로 소문도 돌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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