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印尼사태 직접 개입…특사 파견 정치개혁 촉구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경제위기로 폭동과 약탈 시위 등 사회불안이 심각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미국이 직접 개입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경제위기가 아시아의 다른 국가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월터 먼데일 전부통령을 특사로 파견, 정치 및 경제개혁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촉구키로 했다고 백악관이 26일 발표했다.

클린턴대통령은 27일에는 인도네시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핵심 경제참모들과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태 수습을 모색하던 미국이 이처럼 소매를 걷어붙인 것은 인도네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의 총체적인 불안이 지역안정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먼데일특사 파견을 발표하면서 정치개혁을 언급한 것은 정정불안을 초래한 근본원인이 수하르토대통령의 32년 1인 독재체제라고 보기 때문.

물론 미국도 장기독재에 따라 수하르토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의 씨가 말라 3월 선거에서도 수하르토가 손쉽게 7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그보다는 올해 76세인 수하르토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 수하르토 이후에 불가피해질 정치적 진공상태를 우려한다.

이때문에 먼데일특사는 수하르토이후 평화적인 정권이양절차 수립에 대한 미국의 각별한 관심을 인도네시아정부에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고정환율제 실시를 위한 통화위원회에 대한 반대의사도 전달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통화위원회를 당장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먼데일특사는 재무부와 국무부 고위관리를 동반, 28일 자카르타로 떠나 다음달 4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27일 셀레베스섬 팔루시에서 생필품 가격인상에 항의, 가두 시위를 벌이던 청년 16명을 일시 연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6일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생 3천여명이 이틀째 수하르토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자카르타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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