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前총재 『새정부 전향적 對日정책 기대』…본보회견

  • 입력 1998년 2월 26일 19시 27분


25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전자민당총재는 일본의 정치인 중 ‘숨은 DJ인맥(人脈)’에 속한다. 두사람간의 교류가 그동안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6일 김대통령과 연쇄면담한 외빈 가운데 그는 유일하게 통역도 없이 단독면담, 두사람간의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신정권 출범과 함께 그가 새로운 한일간의 숨은 대화통로로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93년 관방장관시절 군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정부조사결과를 발표했던 그는 보수본류인 자민당내에서 일본의 ‘양식’을 대변해온 인물. 그를 만나 신정권에 거는 기대와 한일관계 등에 관해 의견을 들어봤다.

―김대통령과의 관계는….

“70년대 초 자민당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아시아 아프리카 연구회’ 멤버로 참여해 활동하던 중 김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첫 대면에서 민주화에 대한 그의 열의에 감동, ‘이런 분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도쿄(東京)납치사건의 진상규명운동에 나서게 됐고 서신왕래 등을 통해 신뢰를 쌓아왔다.”

―새 정권의 출범에 대한 소감은….

“국민이 직접투표로 이룬 정권교체일 뿐만 아니라 역대정권과 달리 정통성 시비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한일관계의 변화전망은….

“한일우호관계는 진전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괜찮다’는 식의 함부로 대하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누적된 과거사에 대한 앙금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신뢰가 쌓일 수 없다. 김대통령은 양국관계를 발전적으로 생각하는 분이다. 그가 동아시아 전체의 21세기 발전을 위한 구상을 추진한다면 기꺼이 지지하겠다.”그는 끝으로 어업협정문제 종군위안부문제 등에 대해 “한국의 이해를 얻으려는 일본측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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