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韓日어업협상…정부 부인불구 「독도연계說」증폭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4분


한일(韓日)어업협정 개정협상의 타결을 위해 지난달 30일에 이어 불과 나흘만인 4일 다시 방한한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일본외무차관이 5일 유종하(柳宗夏)외무장관과 이기주(李祺周)외무차관을 만났다. 협상의 「정치적 타결」을 노린 그의 재방한은 두가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그간의 어업실무자회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몇가지 주요쟁점들을 그가 과연 이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또하나는 그의 두차례 방한이 묘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즉 외환위기에 몰려 있는 한국이 일본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는 시점에 그가 협상타결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그의 방한에 대해 일본의 대한(對韓)자금지원을 밑천으로 어업협상, 특히 독도문제를 유리하게 해결해 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고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의혹은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8일 자금지원을 요청키 위해 일본에 갔을 때 일본측이 자금지원과 독도문제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설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부의 시각에 대해 외무부측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펄쩍 뛰고 있다. 「어업협상을 양보할 경우 매국노로 몰릴 판인데 아무리 급하더라도 어떤 정부가 독도문제를 돈과 연계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측이 두가지 사안을 노골적으로 연계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한국을 돕는 유리한 위치」를 십분 활용하고 싶어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양국이 5일 협상에서 주요쟁점들에 대해 대체적인 합의를 보았지만 현재의 분위기를 고려, 발표시점은 다음으로 미뤘다는 일부의 관측이 추후 사실로 드러날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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