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TWA기 폭파 테러아니다』 수사 결론에 찬사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96년7월17일 미 뉴욕 케네디공항을 이륙한지 12분만에 공중폭발, 2백30명의 목숨을 앗아간 TWA800 항공기 사고. 미 연방수사국(FBI)은 18일 『이 사고는 범죄와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사결과를 발표한 제임스 캘스트롬 FBI 부국장은 사고당시 애틀랜타올림픽을 방해하려는 테러주의자의 소행으로 본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머쓱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그런데도 미 언론들은 조사결과를 『미국 역사상 가장 깊이있는 수사의 하나였다』고 추켜세웠다. 이는 사건 재발 방지라는 기본적이고 숭고한 인명존중의 정신을 또 다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전국민의 찬사를 받고 있다. FBI는 16개월동안 1천명의 수사관과 2백억원의 수사비를 투입, 과학적인 수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정확한 결론을 내렸다. FBI는 사고현장에서 2백30명의 시신과 4만여개의 소지품을 수거해 조사했으며 40평방 마일의 바다를 뒤져 건져낸 1백만여개의 항공기 조각들을 맞춰 원형의 96%를 복원했다. 여기서 폭발물의 흔적이나 잔해가 발견되지 않아 일단 테러 가능성이 배제된 것. 또 사망한 승객의 유족들을 비롯, 무려 7천명에 대한 인터뷰와 사고 3개월전부터 사고후 2주일까지 현장 근처를 지나간 2만척의 선박에 대한 확인작업도 뒤따랐다. 미군이 미사일을 잘못 발사, 격추시킨 뒤 이를 은폐했다고 하는 이른바 음모론을 파헤치기 위해서 사고현장 2백30마일 안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순항함 1척, 잠수함 3척, 해상초계기 1대 등도 조사해 미사일 발사흔적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리고 음모론의 최대 근거였던 무려 2백44명이나 되는 목격자들이 『항공기가 미사일에 맞는 것을 봤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일일이 조사, 이들이 모두 폭발음을 들은 뒤 비로소 사고 항공기를 목격했다는 결정적 반박증거를 얻어냈다. 음속은 광속보다 늦기 때문에 설사 미사일이 사고기를 관통했다고 해도 폭발음을 듣고나서 봤을 때는 이미 미사일이 폭발한 뒤여서 볼래야 볼 수 없기 때문에 목격자들이 본 것은 미사일로 착각할 수 있는 폭발연기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항공기가 폭발하는 순간을 애니매이션으로 재현함으로써FBI는 음모론을 결정적으로 배제할 수 있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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