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간의 무역이 침체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국산품의 대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대일(對日)수출이 줄어드는데다 국내경기 불황으로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도입이 감소함에 따라 수입액이 줄어 교역액 자체가 2년째 감소하는 추세다.
13일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대일 수출과 수입을 합한 총교역액은 2백89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들었다. 이 기간중 수출은 99억달러로 전년보다 6.0%, 수입은 1백90억4천만달러로 9.3%씩 각각 감소했다. 한일간 교역액은 93년에서 95년까지는 매년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4.9%의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들어 감소율이 더욱 커지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 임내규(林來圭)상무관은 『대일무역수지 적자도 문제지만 교역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이에 못지 않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들어 대일 수출은 우리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향상되지 못한 채 낮은 임금을 무기로 일본시장에 진출한 중국 등 후발 개도국에 밀리면서 △섬유류(―29.5%) △생활용품(―26.2%) △일반기계(―19.3%)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주일 한국대사관 박천진(朴天津)서기관은 『일본 백화점 등에서 한국 제품을 찾아보기가 갈수록 어렵다』며 『우리 기업들도 다른 해외시장보다 공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본시장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 경기가 깊은 불황에 빠져들면서 수출을 위해 필요한 일본산 부품류와 기계류 등 자본재의 수입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8월말까지 일반 기계류의 대일수입은 21.0%, 정밀기계의 대일수입은 11.6%가 각각 감소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