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의 칼리만탄 지역에서 계속 번지는 산불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자연생태계에도 막대한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2개월여 동안 계속된 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열대우림의 면적은 최고 80만㏊에 이른다. 이는 88년 5월 발생한 미국 최악의 캘리포니아주 옐로스톤 화재(공식집계 45만㏊)보다 2배 가량 큰 규모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쪽 2천㎞에 위치한 이리안 자야지역에서는 계속되는 화재로 곡식과 가축이 불에 타 굶어죽거나 연기로 인한 식수오염으로 각종 질병에 감염돼 숨진 주민이 2백71명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푸아 뉴기니섬 서쪽의 이 지역에는 자욱한 연기로 공수(空輸)가 안돼 식량과 의약품 공급마저 끊기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에서는 이미 수만명이 호흡기질환으로 병원을 찾고 2백여만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아 연기에 의한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르네오섬 북쪽의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쿠칭시에서도 공항이 폐쇄되고 해로를 이용한 선박이용도 끊어져 현재와 같은 상황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위협은 물론 극심한 식량난까지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칭시에서는 대부분의 생업활동이 중단됐으며 공무원들도 불과 20%만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
쿠칭시의 현재 대기오염지수(PSI 또는 API)는 지난 며칠 동안 800을 오르내리고 있다.
더구나 화재가 열대우림지역으로 번지거나 노천탄광의 석탄에 옮겨붙을 경우의 피해를 두려워하고 있다. 사라와크지역에선 이미 석탄에 인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구자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