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불로 동남아의 연무(煙霧)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5일 이 사태를 「국가적 재난」으로 선언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시에드 바버 알리 회장은 이 사태를 「국제적 자연재앙」으로 규정, 위성사진 판독결과 피해지역이 초기의 30만∼60만㏊에서 60만∼80만㏊로 늘어나 막대한 자연생태계파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무에 따른 대기오염 피해자도 늘어 24일 인도네시아에서 2명이 사망한데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25일 스모그에 장시간 노출된 천식환자 1명이 사망했으며 양국에서 수만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칭공항에 이어 태국 남부의 트랑과 탐마라트 공항도 25일 오전 연무로 인한 시계불량으로 폐쇄됐다.
이처럼 피해가 잇따르자 각국은 자국민 보호에 나서는 한편 인도네시아 산불 진화에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대피해지역인 보르네오섬 사라와크주에 33만개의 마스크를 보낸데 이어 대기중의 오염물질로 인해 심한 산성비가 내릴 경우 이 지역주민 1백90만명 전원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연무가 심해질 경우 74명의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의 해외대피를 허용키로 했으며 일본대사관은 일부 직원을 이미 귀국시켰다.
독일은 국민에게 동남아 여행을 삼가도록 권고했고 영국은 사전에 호흡기 진단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인도네시아가 8천4백여명의 소방관을 투입, 산불진화에 나선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24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2천명의 진화인력을 급파했으며 화재지역에 물폭탄을 투하할 공군기의 파견도 약속했다. 일본은 이번 주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첨단진화장비 6백대를 보낼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연무로 오염된 대기속에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오존 납 등 유해물질이 포함돼 호흡기질환자 어린이 임신부나 노인 등 허약자 등에게 심장병 폐질환 호흡기질환 기형아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