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유학생, 美「8학군」 보스턴에 몰린다

  • 입력 1997년 9월 22일 20시 05분


미국 거주 교포나 조기유학에 관심있는 한국의 학부모 사이에 보스턴은 「8학군」으로 통한다. 세칭 명문대학은 물론 명문 고등학교가 보스턴과 그 주변에 몰려있어 고교 진학을 앞둔 한국인 유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보스턴에는 명문고교가 많다. 사립으로는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다닌 필립스 아카데미, 케네디가 자녀들의 출신교인 콩코드 아카데미, 그로튼 아카데미, 마운트 허먼고교 등이 있다. 보스턴의 브룩라인, 뉴튼, 앤드오버 지역에 산재한 공립학교의 수준도 다른 주(州)보다 월등히 높다. 고교 수준이 높으니까 자연 명문대 진학률도 높다. 전체 학생수 1천1백50명인 필립스 아카데미는 한해 30∼40명이 하버드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공립학교의 진학률은 학교당 10∼20명선. 3,4년 전부터 이들 고교는 공사립 구분없이 한국 학부모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필립스 아카데미의 경우 올해 9월 새학기 기준 한국인 학생은 44명. 이중 한국의 유학생은 9명, 나머지는 교포들의 자녀다. 다른 공사립학교의 한국인 학생도 비슷한 규모다. 교민들은 중학교까지 합쳐 이 지역의 전체 한국계 학생은 1천여명으로 추산했다. 보스턴은 명문대학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하버드, 보스턴, 터프스, 로웰, 브랜다이스, 브라운, 노스이스턴, 마운트 홀리요크, 암허스트, 스미스, 웰즐리 보스턴칼리지, MIT 등 이 지역의 명문 14개 대학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대학원생 포함)수는 총 2천7백10명이나 된다. 하버드에는 한국인 재학생만 5백여명이다. 보스턴의 자동차 판매상들에게 한국인 유학생은 최대 고객이다. 한 대에 4만∼5만달러의 승용차를 현찰로 사는 사람들은 한국인뿐이기 때문이다. 주 3회 서울∼뉴욕∼보스턴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항공편은 방학과 개학철인 6월과 9월에는 항공권 구하기가 어렵다. 항공편이 있는 날이면 보스턴의 로간공항은 한국인 유학생과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 지역 주민들은 한국인 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이 보스턴에서 1년에 쓰는 돈만 3억달러(약 2천7백억원)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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