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재벌 2세와의 염문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어온 다이애나는 결국 「파파라치」(상업적 프리랜서 사진작가)들의 집요한 추적을 벗어나려다 참변을 당했다.
○…다이애나와 애인 도디 알 파예드는 30일오후(이하 현지시간) 파리에 도착, 도디가(家)소유인 파리시내 최고급 리츠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뒤 이 호텔 소유의 메르세데스 600 승용차편으로 호텔을 나섰다.
다이애나 일행이 센강 북쪽 강변도로를 타고 달리다 알마다리 근처 지하차도를 통과하는 순간 모터사이클을 탄 5,6명의 파파라치가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달라붙었다. 그러자 갑자기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운전사가 통제력을 잃어 승용차가 중간 기둥과 터널벽을 차례로 들이받았다.
슈베느망 프랑스 내무장관은 『사고당시 메르세데스 승용차가 시속 1백㎞로 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청난 충돌의 충격으로 승용차의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으며 맨 앞부분의 라디에이터가 승용차 앞 좌석 승객에게까지 뚫고 들어올 정도였다는 것.
사고당시 다이애나는 뒷 좌석에 도디와 함께 타고 있었다. 이들중 도디와 운전사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이애나는 파리 13구의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다. 의료진은 당초 다이애나가 뇌진탕과 팔 다리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했으나 수술과정에서 대동맥이 파열된 것을 알고 긴급조치. 그러나 그동안 출혈이 많아 결국 새벽 6시경 숨진 것으로 발표됐다.
○…경찰은 사고현장에서 7명의 사진작가들을 붙잡았으며 2대의 모터사이클, 1대의 모터 스쿠터를 발견했다.
다이애나가 탄 승용차가 벽에 충돌한 뒤 지하차도안에서는 몇대의 자동차가 연쇄충돌을 일으켜 당국은 터널을 봉쇄하고 보도진들을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지.
○…다이애나의 비극적 죽음의 현장이 된 프랑스는 주요 TV방송들이 새벽부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 소식을 전하는 등 크게 애도하는 분위기. 장 피에르 슈베느망 내무장관은 그녀의 사망사실을 공식발표하면서 『다이애나는 예민한 감수성과 용기를 지닌 현대여성』이었다며 『사고로 숨진 희생자 가족과 영국 왕실 전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언급.
〈파리〓김상영특파원·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