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롱샹경마장에서 열린 「세계 가톨릭 청소년대회」행사가 23, 24일 정명훈씨 지휘의 콘서트 및 미사음악 연주속에 막을 내렸다. 70여만명이 운집한 행사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하는 예배의식 외에도 지휘자 정명훈씨와 시각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협연무대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정명훈씨와 보첼리를 만나봤다.》
▼ 지휘 정명훈 ▼
『역사적으로 종교와 음악은 긴밀한 교감을 나누어 왔지요. 그러나 이들 사이의 관계가 흔들리면서 양쪽 모두 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최근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정명훈씨는 『현대의 음악이 잃어가고 있는 영성(靈性)을 회복하기 위해 교회가 주최하는 음악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협연자인 보첼리에 대해 『마음에 감동을 주는 빛을 음성속에 가지고 있다』며 『클래식 테너로 대성하려면 음량을 더 크게 키우도록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첼리는 이번 공연에서 정씨 지휘의 반주로 비제의 「신의 어린 양」,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을 노래했다.
정씨는 올초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고도 서명을 미루어온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취임문제에 대해 『어려운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다』고 밝혀 정식 계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그는 『KBS교향악단을 통해서는 청소년들에 대한 음악교육과 환경을 주제로 한 콘서트 등에도 심혈을 기울일 작정』이라며 유럽 한국 등 그의 모든 활동범위내에서 음악을 통한 사회적 발언을 게을리하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주요곡목들은 10월중 「세계를 위한 찬송」이라는 제목의 음반으로 국내 발매된다.
〈파리〓유윤종기자〉
▼ 테너 보첼리 ▼
보첼리는 롱샹경마장 공연이 끝난 다음날 곧바로 룩셈부르크로 이동, 개인공연을 가졌다.
『신앙심 깊은 집안에서 성장했기에 영혼의 힘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교황은 약한 육체를 가진 분이지만 그의 정신은 끝없이 강하지요』
그의 말은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로 대성하고자 하는 자신의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듯이 들렸다.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야외콘서트에서는 베르디 「리골레토」중 「여자의 마음」, 푸치니 「라보엠」중 「그대의 찬손」을 비롯한 오페라 아리아들을 주로 불렀다. 마이크를 사용한 공연이어서 발성의 진정한 면모를 검증하기에는 무리였지만 「그대의 찬손」을 비롯한 라보엠 하이라이트에서는 「테너의 마지막 장벽」으로 불리는 높은 C음을 두번이나 무리없이 소화해내 청중의 우레같은 갈채를 받았다.
『나의 목표는 클래식 테너입니다. 지금도 매일 두세시간씩 오페라 레퍼토리와 발성을 공부하고 있고 언젠가는 성악가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50,60년대의 명테너 프랑코 코렐리의 목소리를 닮았다고 평가받는 그는 내년2월 오페라 아리아를 위주로 한 첫클래식 앨범을 필립스 레이블로 발매할 예정이다.
룩셈부르크〓劉潤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