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행차」 돈 고민…敎界,행사비 마련못해『쩔쩔』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교황의 행차 뒤에는 「황송하지만」 세속의 일들이 따라 다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24일 파리에서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폐막행사에 참석, 1백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옥외미사를 집전하고 사랑으로 충만한 문명을 이루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교황이 바티칸으로 돌아간 뒤 세계 청년의 날 행사 집행위원장인 미셀 두보스트 대주교는 돈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교황 방문에 따른 비용을 해당국 정부가 지출하는 관례를 깨고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가 교회에서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의 지원이 일절 없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조스팽총리는 프랑스가 가톨릭국가가 아니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세속국가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에 든 비용은 2억5천1백만 프랑. 주최측은 이가운데 3천만 프랑(약44억원)정도를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티셔츠 등 공식상품을 팔기도 했으나 수입금이 총비용의 3%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주최측은 외국에서 온 25만여명의 청년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특히 행사기간중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가 계속돼 참석자들에게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바람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두보스트 대주교는 프랑스 정부가 지원불가방침을 밝히자 기부를 받지 않고는 손실을 충당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기도로 세속의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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