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수녀 『심기 불편』…美영화에 선정적 장면나와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요즘 테레사수녀의 심기가 편치 않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영화 「마더 테레사―하느님의 가난한 자녀들의 이름으로」 때문이다. TV용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오는 10월 5일 미 전국에서 방영될 예정인데 최근 뉴욕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테레사수녀의 「사랑의 선교회」측은 『숭고한 희생 정신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일부 선정적인 장면까지 포함돼 있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인도로 돌아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화가 테레사수녀의 동의없이 제작됐다며 시나리오를 쓴 도미니크 라피에르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사랑의 선교회측은 당초 테레사수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라피에르의 제의에 아무런 대가없이 동의했으나 89년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마음을 바꿔 이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피에르는 테레사수녀가 지난 82년 영화화에 동의하면서 사인한 계약서까지 갖고 있다며 사과할 수 없다고 맞섰다. 라피에르는 『극빈자들을 조금이나마 돕자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시나리오 계약금 전액을 캘커타의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피에르는 지난 91년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 「시티 오브 조이」의 작가로 인도 빈민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을 주로 발표해 왔다. 「시티 오브 조이」 역시 캘커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라피에르는 이 영화 저작료의 일부도 캘커타의 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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