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편인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코미디언 빌 코스비와 TV스타인 캐럴 오코너가 로스앤젤레스 및 뉴욕법원에서 각각 승소함에 따라 할리우드 스타들의 재판 승소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뉴욕 법원은 이날 『나는 코스비의 숨겨진 딸』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4천만달러를 달라고 협박한 코스비의 딸 오텀 잭슨(22)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또 로스앤젤레스 법원도 오코너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1천만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한 해리 페르지기안(41)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 사건은 오코너가 자기 아들이 지난 95년 마약중독으로 자살한 뒤 한 방송에 출연, 『페르지기안이 아들에게 마약을 공급해 결국 죽게 만들었다』고 비난하자 페르지기안이 그를 고소했던 것. 오코너는 명백한 명예훼손이었다. 코스비의 행위도 지난날 저지른 불륜의 대가이긴 하지만 줄곧 사실을 부인해 왔다.
이들 판결이 있은후 미국내에서는 할리우드 스타에 대해 법이 관대하다는 뒷말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오코너 판결의 경우 배심원들은 법리를 따지기 보다 『누구라도 오코너의 입장이었다면 그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심정적으로도 그를 싸고 돌았다는 것. 뿐만 아니다.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O J심슨은 정황증거가 너무나 뚜렷한데도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인기 TV시리즈물이었던 「베이와치」의 여주인공 파멜라 앤더슨 리도 영화제작진과의 5백만달러 손해배상소송에서 승리했다.
패소한 대표적 사례는 2건뿐. 볼드윈의 아내 킴 베신저는 영화 「박싱 헬레나」의 출연을 거부한데 따른 계약파기로 소송을 당해 8백10만달러를 물어줘야 할 입장이고 버트 레이놀즈의 아내 로니 앤더슨도 계약파기로 56만여달러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피터 아레넬라 법학교수는 『보통시민들인 배심원들은 자신들의 우상을 악마로 믿으려 하지 않는데다 스타들은 실력있는 변호사들을 살 만한 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