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지방의원 납치 살해 「ETA」규탄 연일 시위

  • 입력 1997년 7월 14일 20시 17분


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의 지방의원 납치 살해 사건과 관련, ETA를 규탄하는 집회가 13일에도 바스크지역인 빌바오 빅토리아 산세바스티안을 비롯한 스페인 전역에서 이어졌다. 연이틀째 빌바오시 거리에 집결한 수만명의 시위대는 피살된 에르무아시, 지방의원 미구엘 블랑코 가리도(29)의 이름을 부르며 ETA 전면소탕을 요구했다. 가리도의 장례식은 에르무아시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한 가운데 14일 치러졌다. 한편 살인 등의 죄목으로 1백8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ETA 지도자 호세 안토니오 카라스코 알바는 자신의 정파가 저지른 이번 살인에 항의, 남부 코르도바시 교도소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집권 국민당 소속인 블랑코 의원은 지난 10일 ETA에 의해 납치됐다 12일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로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스페인과 프랑스를 가로지르는 피레네산맥을 중심으로 스페인에 약 2백50만명이 살고 있는 바스크족은 스페인내전 때 프랑코군에 몰려 무차별 폭격을 당한 뒤 스페인에 강제 통합됐다. 이에 따라 바스크족은 지난 59년 ETA를 결성, 스페인정부의 탄압에 테러로 대응해왔으며 지난 75년 프랑코가 죽은 뒤 자치가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ETA는 지금까지 77번의 납치극을 벌였으나 인질을 살해한 것은 83년 군장교를 살해한 이래 14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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