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효과란 없다』…백악관출입기자 주장

  • 입력 1997년 6월 10일 20시 22분


워싱턴 타임스지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워렌 스트로벨이 9일 흥미있는 책을 펴냈다. 제목은 「외교정책과 TV뉴스」. 그는 이 책에서 이른바 「CNN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CNN 효과란 뉴스전문 케이블TV인 CNN이 전쟁을 비롯한 세계적인 주요 사건 사고를 생생하게 현장 중계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정책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서 나온 신조어. 91년 걸프전은 CNN 효과가 가장 뚜렷했던 경우로 꼽힌다. 시청자들은 CNN을 통해 바그다드의 밤하늘을 섬광처럼 가르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미국의 이라크 응징 논리에 빠져들곤 했다. 스트로벨 기자는 그러나 『CNN 효과란 없다』고 주장한다.그가 내세우는 대표적 사례는 92년 미군의 소말리아 사태 개입. 흔히 믿어지기로는 CNN이 내전으로 인한 학살현장과 어린이들의 집단 아사(餓死)현장을 생중계,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파병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스트로벨은 부시가 파병 결정을 내린 이후에야 TV카메라와 기자들이 소말리아에 들어갔으며 오히려 부시와 당시 합참의장 콜린 파월이 카메라에 담기 좋은 미군의 상륙지점을 기자들에게 알려주기까지 했다고 지적한다.다시 말해 정책결정자들이 CNN을 보고 영향을 받은게 아니라 거꾸로 CNN을 이용했다는 얘기다. 그는 94년 아이티사태와 보스니아내전때도 CNN은 미군의 파병과 철수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물론 CNN을 비롯한 언론보도가 국민으로 하여금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이해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줬을지는 몰라도 CNN 효과라고 할만한 굉장한 영향은 없었다는 것이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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