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을 주축으로 하는 프랑스 좌파연합이 1일 실시된 총선 2차투표에서 승리, 21세기 진입을 눈앞에 둔 프랑스 국정 운영을 주도하게 됐다.
총선 승리로 프랑스 제 5공화국 세번째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의 첫 좌파 총리에 오르게 된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제 1서기는 『진보와 변화』를 다짐했다.
기록적 실업률 등 경제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정부에 대거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난 이번 투표가 마감된 뒤 우파연합 선거운동을 이끌어온 알랭 쥐페 총리는 2일 새벽(한국시간) 총선 패배를 시인했다.
그는 『국민들의 결정은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이며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되면서 공개된 SOFRES연구소의 컴퓨터 집계에 따르면 사회당과 녹색당 연합은 절대 과반수 의석을 확보, 공산당의 추가적 도움 없이도 집권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영 프랑스2 TV의 출구조사에서도 사회당이 289석을 얻는 등 좌파연합이 절대 과반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93년 선거에서 참패한 뒤 절치부심해온 프랑스 좌파정당들은 화려하게 재복귀하게 됐으며 프랑스 제 5공화국 사상 처음으로 우파 대통령에 좌파 행정부가 들어서는 「동거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SOFRES는 사회당과 녹색당, 기타 좌파정당 연합이 총 577석의 의석중 297석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집권 우파연합은 243석을, 공산당은 36석을 각각 차지한 것으로 SOFRES는 덧붙였다.
BVA연구소도 사회당이 이끄는 좌파연합이 306석, 공산당이 36석을, 우파연합이 233석을 각각 얻은 것으로 분석해 역시 좌파연합의 절대과반 확보를 낙관했다. 극우 국민전선(FN)의 경우 1∼2석을 차지해 첫 원내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미테랑 좌파 대통령 집권기간중인 86년에 우파의 시라크 총리, 그리고 93년 역시 우파 출신인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가 취임하는 등 2차례 「동거정부」가 구성된 바 있다.
한편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고 있는 조스팽 제 1서기는 좌파연합의 승리 전망이 전해진 후 『프랑스 국민은 진보세력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스팽 제1서기는 투표마감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한 새로운 경제정책 실현과 모두에게 열려있는 새롭고 정직한 민주주의를 위한 변화를 약속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스팽은 여러 관직 겸임의 정치적 병폐를 타파하고 현재 계류상태에 있는 각종 부패조사를 철저히 밀고나감으로써 「도덕성 회복」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해왔다.
한편 극우지도자 장 마리 르팽은 이번 총선 결과는 유권자들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던진 불신임과도 같다면서 시라크의 사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