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티모르 등 곳곳에서 벌어진 유혈사태와 부정선거 항의시위속에서 29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총선 개표 중간집계결과 수하르토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골카르黨이 75%가량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골카르당의 목표치인 70%를 휠씬 상회하는 득표율이다.
이에따라 6대 연속 26년째 의회를 장악하게된 골카르黨은 올해로 31년째 집권중인 수하르토 대통령(75)을 내년 또다시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약 48%가 개표된 30일 오전 3시 현재 골카르당은 개표수 5천9백여만표중 4천4백24만여표를 휩쓸었으며 회교계 통일개발당(PPP)이 1천3백15만표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르티 여사와 지지자들의 후보출마가 봉쇄되고 심한 내홍을 겪어온 인도네시아 민주당(PDI)은 1백60여만표만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유세기간중 수도 자카르타에서 강세를 보였던 PPP는 1백28만여표가 개표된 상황에서 48만8천여표만을 획득, 77만8천여표를 득표한 골카르당에 크게 뒤졌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총 5백석의 의회중 軍에 배정된 75석을 제외한 4백25석이 각당의 득표율에 비례해 새로 채워지게 된다.
이에앞서 27일간 계속된 선거운동 기간중 3백여명이 각종 폭력과 테러사태로 목숨을 잃은데 이어 투표 전날밤에는 분리독립 운동이 일고 있는 東티모르에서 무장투쟁세력들이 경찰시설과 투표소등에 대해 공격을 감행, 14∼22명이 숨지는 유혈극이 벌어졌다.
반군세력은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市를 비롯, 에르메라와 로스 팔로스, 바우카우등지에서 투표소와 정부군 초소, 경찰기동대 시설 등을 공격했다.
목격자와 가톨릭교계소식통들은 이번 공격으로 정부군 16명 등 모두 2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으나 경찰은 14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 대해 뉴욕에 본부를 둔 아시아인권감시(HUMAN RIGHT WATCH ASIA)측은 "선거제도가 법적, 구조적, 일상관행면에서 야당측에 불리하게 조작되어있다"고 비판했다.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정치학부의 아르비 사니트 교수는 "골카르당이 승리는 거두겠지만 앞으로 대대적인 민주개혁조치를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정부측이 빈부격차 축소, 부패추방, 정치체제 개방 등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폭력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입후보가 봉쇄된 메가와티 여사는 이날 항의표시로 투표를 거부했으나 동조자들에게는 `양심에 따를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