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뇌내혁명」찬반논쟁 시끌…韓-日서 초베스트셀러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하루야마 시게오
하루야마 시게오
[동경〓권순활특파원]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뇌내혁명(腦內革命)」의 저자 하루야마 시게오(春山茂雄·57)박사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긍정적인 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한 뇌내혁명은 95년 발매이후 일본에서 수백만부가 팔리는 초 베스트셀러가 됐고 한국에서도 번역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책. 이 저서를 통해 일약 유명인사로 발돋움한 하루야마는 최근 「뇌내혁명 2」를 출간, 역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하루야마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사회, 특히 잡지계에서 그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공격의 선봉은 문예춘추사가 발행하는 주간문춘(週間文春). 이 잡지는 최근 거의 매주에 걸쳐 그의 이론 및 병원운영을 비판하는 기사를 자극적인 제목으로 싣고 있다. 우선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뇌내혁명의 내용이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다는 점. 「인간이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뇌안에 신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뇌내 모르핀)이 분비돼 노화와 성인병을 방지한다」는 게 하루야마의 이론. 반대론자들은 뇌내 모르핀의 개념이 의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은 「싸구려 약장수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한다. 또 하루야마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별 것 아닌 약을 비싼 값으로 투여,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의 의학박사 면허 취득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등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주간신조(週間新潮)는 주간문춘이 특정인에 대한 악의를 갖고 정상적인 잡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개인비방을 계속하고 있다며 반박기사를 실었다. 주간문춘이 하루야마의 병원에 근무하다 쫓겨난 일부 의사 등의 말을 근거로 「하루야마 죽이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특히 하루야마가 한국계(외조부가 한국인)인 점을 들어 비판의 이면에 일본 수구세력들의 민족적 편견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하루야마도 자신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자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명예훼손혐의로 주간문춘을 제소할 방침이어서 이 문제는 앞으로 법정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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