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진령특파원] 진보적인 여성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는 「미즈(Ms)」라는 호칭이 영어의 종주국인 영국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미즈」는 미혼을 나타내는 「미스(Miss)」와 기혼녀를 의미하는 「미시즈(Mrs)」의 합성어. 여권운동가들은 「미스」와 「미시즈」가 여성의 결혼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단어로 이를 거부한다는 뜻에서 「미즈」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해 유행이 됐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용어가 낡은 것일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여권주의와 지나치게 결부돼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선데이 타임스지 보도에 따르면 신세대 여성들은 결혼여부에 상관없이 여성을 호칭하는 말로 「미즈」 대신 「미스」를 사용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는 어감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결혼을 해도 영원히 미혼처럼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음달 개최되는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인 「사업 및 전문직업여성연맹」의 연례회의에서 「미스사용운동」이 정식의제로 상정될 계획이다.
이 운동의 창시자인 던스테이블사의 정보기술책임자 앤 라텀은 『「미즈」라는 호칭은 모음이 없어 부르기가 거칠고 여권주의와 결부된 인상 때문에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미즈」는 지난 50년대 미국의 우편주문회사들이 여성의 결혼여부를 구별하는데 드는 비용절감을 위해 최초로 쓰기 시작했고 60년대 들어 여권운동가들이 사용을 촉구했으며 72년 미국에서 「미즈」라는 여권운동잡지가 발간되면서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