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주입 羊복제」英서 성공… 「복제인간」가능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완전히 자란 포유동물을 복제하는 첨단 유전공학기술이 사상 처음으로 영국에서 성공, 성인 인간의 복제도 과학적으로는 가능하게 됐다.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로스린연구소의 아이언 윌머트박사는 23일 6년생 암양으로부터 채취한 유전자를 실험실에서 자체의 유전암호가 제거된 다른 암양의 난자와 결합시켜 이를 암양 자궁에 이식, 새끼를 낳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윌머트 박사는 암양의 유선(乳腺)조직으로부터 채취한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 특수화학처리를 통해 세포핵을 휴면상태에 빠지게 하는 한편 수정되지 않은 다른 양의 난자로부터 「유전자 중앙통제실」이라고 할 수 있는 세포핵을 제거한 뒤 전류를 이용하여 유선세포를 세포핵이 제거된 난자와 결합시켰다고 말했다. 윌머트 박사는 이렇게 태어난 새끼양은 현재 태어난지 7개월 됐으며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윌머트 박사는 이번 암양의 복제실험은 『성장한 포유동물의 경우 생식세포가 아닌 세포로도 완전한 복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이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돼왔다』고 말했다. 「유전혁명」의 저자 패트릭 딕슨박사는 『이러한 유전공학기술은 「무서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방법으로라면 부모가 비극적으로 죽은 자식과 똑같은 사람을 다시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 기술이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동물에게 적용되는 것은 좋지만 이 방법으로 복제 인간이 태어날 경우에는 인류사상 초유의 무서운 윤리적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 복제된 인간과 「원본인간」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도 문제이지만 극단적으로 같은 유전자로 수백명의 아기가 탄생할 경우 등 사회적 윤리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영국 덴마크 독일 스페인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이같은 가능성에 대비해 수년전 복제인간을 만드는 어떤 형태의 의료행위도 하지 못하도록 법을 제정했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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