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의 「키스」,관객도 『황홀』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빈〓김순덕 기자] 현란한 꽃밭위에서 황금빛 옷을 입은 한 쌍의 남녀가 무릎을 꿇은채 입맞춤을 한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그림 「키스」가 전시된 빈 벨베데레궁(오스트리아 미술관)에 가면 입맞춤만 하지 않을뿐 그림 속 주인공들과 똑같이 몰아지경에 빠진 관람객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세기말적인 퇴폐미와 극도의 에로티시즘으로 특징지어지는 클림트의 작품세계가 20세기를 마감하는 요즘 오스트리아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클림트의 대표작 24점이 전시된 벨베데레궁은 물론 그의 걸작 「베토벤 프리즈(벽화)」가 전시된 시세션빌딩, 그가 장식을 맡은 빈미술사박물관은 한세기를 앞서간 클림트의 예술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연일 만원이다. 특히 인간의 가장 깊고 강한 충동인 성적 충동(에로스)과 죽음의 충동(타나토스)을 고도의 장식적 제작기법으로 결부시켜 현대인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가 설치돼 있는 빈 시내 시세션빌딩앞은 항상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을 만큼 사랑받는 곳이다. 지하 삼면의 벽에 걸쳐 34m 길이로 설치된 이 작품은 베토벤교향곡 9번 합창을 주제로 한 것. 왼쪽 벽에는 행복을 갈망하는 너무나 약한 인간군상이, 가운데에는 질병 광기 죽음 등 「적들의 세력」이, 그리고 오른편에는 예술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찾는 인간모습이 표현돼 있어 찬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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