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인질 추가석방 재일교포없어 일가족 『동동』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23일 오전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저에서 추가로 석방된 2백25명의 인질가운데 재일동포 李明浩(이명호·32·미쓰비시상사원)씨가 포함돼 있지 않아 일본에 있는 가족들을 안타깝게 했다. 재일 사학자인 아버지 李進熙(이진희·67)씨는 『일본 기업의 현지채용자는 대부분 석방됐으나 본국에서 파견된 상사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날 석방된 동료사원을 통해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같은 회사직원인 다나카 기요히코를 통해 「밖에서 보는 것처럼 대사관저 안은 크게 긴장감이 돌지 않고 있으며 건강하게 잘 있으니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다나카는 이를 팩스를 통해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페루 현지의 국제적십자 관계자는 추가석방이 완료된 직후 일본 대사관저 현장에서 석방자의 명단을 발표했으나 이씨의 이름은 끝내 빠져 있어 TV를 통해 이씨의 이름이 호명되는 것을 학수고대했던 가족들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줬다. 이씨의 가족들은 그의 억류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도쿄(東京) 인근도시 조후(調布)에 있는 집에 모여 시시각각 급변하는 사태를 지켜보며 이씨의 무사귀환을 빌어 왔다. 테러범들은 성명에서 『페루정부 고위관계자, 아시아 중남미 외교관, 일본 기업관계자들을 목표를 이룰 때까지 인질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일본기업 상사원인 이씨의 신분을 고려할 때 불행히도 그가 마지막까지 인질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편. 일본의 가족들은 이 때문에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씨는 게이오(慶應)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지난 91년 미쓰비시상사에 입사, 3년전부터 페루 지사장 대리로 근무해 왔다. 〈東京〓尹相參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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