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정부 「에바 브라운」 연극 베를린서 열풍

  • 입력 1996년 12월 2일 19시 59분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16년 정부였던 에바 브라운의 사생활을 소상하게 극화시킨 연극이 지난주말 베를린에서 막을 올려 화제다. 「히틀러의 정부,에바」란 제목의 이 연극은 1945년 4월 28일밤에 있었던 히틀러와 에바의 결혼으로부터 이틀후 히틀러 벙커에서 결행된 두사람의 자살까지의 기간을 90분에 담은 1인극. 코린나 하르포우흐가 주연을 맡은 이 연극은 에바를 히틀러라는 「초괴물」옆에 붙어있던 「괴물」이라기보다는 인간적 약점과 행복을 꿈꾸는 평범한 여성으로 그리고 있다. 극작가 슈테판 콜디츠와 연출가 슈테판 주쉬케는 이번 작품에서 할리우드 배우를 동경하던 꿈많은 여성으로서 에바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를린의 연극평론가들은 『대량학살자의 정부였다는 것을 빼고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한 여성의 감정적인 생애를 오늘 다시 살펴볼 필요가 어디 있느냐』면서 이 연극을 평범하고 저속한 작품으로 혹평했다. 독일영화계는 물론 연극과 방송 모두에서 인기 정상의 배우인 하르포우흐에게도 갈채와 야유가 엇갈렸는데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는 외설적인 이 작품이 하르포우흐 연기생애의 실패 케이스로 기록될지 모른다고 논평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