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권주자들-佛차기대통령]시라크-조스팽 다툴듯

  • 입력 1996년 11월 30일 20시 14분


「파리〓金尙永특파원」 전통적으로 우파와 좌파의 대결구도에다 우파의 분열로 점철돼온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 양상은 다음 선거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파의 예상 후보들은 현대통령인 자크 시라크와 총리를 맡고 있는 알랭 쥐페, 하원의장인 필립 세갱, 작년 선거에 출마했던 에두아르 발라뒤르 등으로 모두 여당인 공화국연합(RPR)소속이다. 좌파에서는 지난번 선거에서 예상외로 선전한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서기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사회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로랑 파비우스가 거론되는 정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경우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리오넬 조스팽과 대결하는 구도가 재현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카드라고 할 수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르팽은 당연히 출마하고 역시 우파인 프랑스민주연합(UDF)의 프랑수아 레오타르가 출마할 수도 있지만 당선권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아직 시라크대통령의 임기가 5년6개월이나 남아있고 실업 심화 및 경제 침체현상이 계속되고 이를 반영할 98년 총선과 유럽통합 등 굵직한 변수가 많아 예상 가능성은 무척 다양한 편이다. 시라크대통령은 집권이후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면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를 누비는 외교로 점수를 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경제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문제를 전담하는 알랭 쥐페 총리가 책임을 대부분 뒤집어 쓰는 완충역할을 하고 있지만 총리 임명권자인 시라크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우파에서 시라크가 출마를 포기할 경우 쥐페 총리와 세겡 하원의장의 경합이 예상된다. 쥐페 총리는 RPR의 당내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 장점. 그러나 긴축정책으로 인한 대규모 파업 등으로 국민들의 인기도는 최저수준이다. 향후 경제회생 여부가 쥐페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가름하는 관건이다. 세갱은 작년 대선 당시 쥐페가 시라크 지지를 선언했을 때 시라크와 발라뒤르 사이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등 오래전부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당내 기반은 약한 편으로 만약 그가 대선에 출마하면 쥐페가 당을 박차고 나와 함께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좌파에서는 리오넬 죠조스팽이 가장 확실한 후보다. 작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3위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위를 했으며 2차 투표에서는 발라뒤르가 시라크 지지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48%의 지지를 획득, 시라크진영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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