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상태 확인하는 ‘수면다원검사’
머리-몸에 정밀 센서 20개 부착… 병원서 자며 뇌파-심전도 등 분석
수면무호흡증, 마른 사람도 걸려
양압기 권장… 월 2만 원이면 대여
체중 관리-취침 전 금주 등도 필수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슬립수면의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수면의 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머리와 얼굴, 몸에 20여 개의 센서를 부착해야 한다. 코슬립수면의원 제공
최근 기자는 잘 때 코를 골지는 않지만 숨을 잘 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지만, 비교적 마른 체형이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면다원검사다. 병원에 밤새 머물며 수면의 질과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3일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부회장(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을 찾았다. 신 원장은 “수면다원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금이 약 10만∼15만 원”이라며 “검사를 통해 뇌파, 심전도, 근전도, 산소포화도 및 수면 중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무호흡증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 높여”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부회장(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이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에게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수면다원검사 대상은 주로 △심한 코골이 △낮 시간대 졸음 △수면 중 숨 멈춤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다. 수면다원검사를 받을 병원을 선택할 때는 전문 수면기사와 수면 인증의가 상주하고, 독립된 수면실을 갖춘 곳을 찾는 것이 좋다.
기자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경 병원에 도착했다. 수면다원검사실에는 세면도구와 샤워실, 수면용 잠옷까지 준비돼 있어 호텔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우선 머리와 얼굴, 몸에 20여 개의 센서를 부착했다. 수면 상태 확인은 오후 11시부터 시작했다. 신 원장은 “최근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소형 센서를 부착한 기기가 많이 개발됐지만,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는 여전히 정밀 센서를 부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대부분 1주일 뒤에 나온다. 수면다원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수면무호흡증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마른 사람도 혀가 크거나 해부학적으로 턱이 작고 뒤로 밀린 구조일 경우 언제든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중등도 이상으로 진단돼 양압기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살찐 사람만 수면무호흡증에 걸린다는 생각은 오해다. 또 단순 코골이와 달리 무호흡은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
● 건보 지원으로 월 1만∼2만 원에 양압기 착용
양압기는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장치다. 최근에는 자동 압력 조절 기능이 탑재된 소형 스마트 양압기도 출시돼 휴대가 편해졌다. 양압기는 대여 시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본인 부담금은 월 1만∼2만 원 수준이다. 다만 건강보험 혜택 유지를 위해 한 달에 20일 이상(하루 4시간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양압기를 사용하려면 의료기관에서 30분가량 사용법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요즘은 착용과 동시에 관련 기록이 병원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환자가 따로 체크할 것은 없다.
양압기 사용 첫날, 피로감은 줄었지만 숙면은 여전히 어려웠다. 양압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거의 없었지만 코에 착용하는 마스크 형태가 적응이 안 됐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마스크의 밀착도를 조절하고 가습 온도를 몸에 맞추는 적응 기간이 2주 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양압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4가지 핵심 생활 습관을 병행할 것을 권장했다.
우선 꾸준한 체중 관리로 ‘숨길’을 확보해야 한다. 비만은 목 주변에 지방을 축적해 기도를 좁히는 주범이다. 가벼운 식단 관리만으로도 자는 동안 눌려 있던 기도가 넓어져 호흡이 한결 수월해진다. 취침 전 ‘금주’도 중요하다. 술은 목 근육의 긴장도를 떨어뜨려 기도를 더 잘 막히게 한다. 숙면을 원한다면 잠들기 최소 4∼6시간 전부터는 술을 멀리해야 한다.
코로 숨쉬기 편한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50∼60%로 맞추고, 자기 전 따뜻한 물 샤워나 코 세척을 통해 코 안을 청결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면 기기에 적응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매일 30분 정도의 산책은 폐 기능을 강화하고 호흡 근육에 탄력을 준다. 이는 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양압기는 안경처럼 매일 착용해야”
양압기는 원칙적으로 잘 때마다 꾸준히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 원장은 “나도 직접 양압기를 사용하며 수면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며 “치매, 고혈압, 당뇨 등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결국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핵심은 ‘지속성’이다. 양압기는 안경처럼 매일 착용할 때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건강보험 적용으로 치료 문턱이 낮아진 만큼, 많은 이들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100세 시대에 숙면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치매와 심혈관 질환 등 중증 합병증을 막는 강력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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