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20세 시대]좋은 정형외과 동물병원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 동아경제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원활한 보행은 건강한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다리를 절거나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면, 보호자님들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과 혼란을 겪게 됩니다. 마취에 대한 안전성 우려부터 수술 후 예후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수많은 현실적인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평생이 걸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단순히 병원의 규모나 접근성만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술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수의사의 시각에서, 소중한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정형외과 동물병원’을 고르는 6가지 기준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방사선(X-ray) 잘 찍는 병원
수술은 건축과 같습니다. 건물을 짓기 전 설계도가 완벽해야 하듯, 수술 전 방사선(X-ray) 사진은 그 자체로 오차 없는 설계도여야 합니다. 설계도가 잘못되면 그 위에 세워지는 모든 수술 계획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뼈의 정렬을 실제와 다르게 구현했다면, 제대로된 설계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올바른 방사선 사진’일까요?

잘못된 예시: 무릎뼈(슬개골)와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어 정확한 각도 측정이 불가능
잘못된 예시: 무릎뼈(슬개골)와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어 정확한 각도 측정이 불가능

올바른 예시: 허벅지뼈가 정면을 정확히 응시하도록 촬영되어, 뼈의 변형 정도와 수술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
올바른 예시: 허벅지뼈가 정면을 정확히 응시하도록 촬영되어, 뼈의 변형 정도와 수술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
방사선을 촬영할 때 아주 미세한 자세의 차이가 올바른 설계도의 성패를 결정짓습니다. ‘올바른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수술을 위한 가장 첫 번째 원칙입니다.

[2] 풍부한 임상경험
올바른 설계도가 준비되었다면, 이를 환자의 몸 위에 완벽히 구현해내는 정형외과 수의사의 ‘집행 능력’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설계도가 있어도 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정형외과 수의사이기 때문입니다. 원칙이 결여된 경험은 위험하지만, 올바른 원칙 위에 쌓인 풍부한 임상 경험은 어떠한 변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법이니까요.

[3] 의료진 협력 시스템
철저한 계획 하에 수술에 임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느냐입니다. 특히 마취 등 돌발 상황 발생 시 집도의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의료진이 갖춰져 있는지가 환자의 안전을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4] 보호자와의 원활한 소통
어떤 분야든 깊이 있게 아는 사람만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온전히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수술에 대해 일반인인 보호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보호자가 설명을 듣고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 담당 의료진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지표가 됩니다.

[5] 수의사 대상 강의 경험
보호자뿐만 아니라, 동료 수의사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술기를 교육한다는 것은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수의사를 교육하는 수의사’라는 명칭 뒤에는 그만큼의 막중한 책임감과 검증된 실력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6] 수술 후 관리
수술실을 나왔다고 해서 수술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환자의 상태와 회복 속도에 따라 별도의 집중 관리가 필요 없을 만큼 예후가 좋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술 후 관리가 뒤따라야 합니다. 특히 노령견 환자들의 경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 속발적인 기저질환이 발현이 되는지, 된다면 케어가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수술실을 나온 이후부터 완치되기까지 수술 후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뼈와 관절을 다루는 수술은 반려동물의 평생 보행은 물론, 삶의 질 그 자체를 결정짓습니다. 남은 생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기로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수의사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적당히’라는 안일한 타협입니다.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설계도, 예기치 못한 변수를 완벽히 통제하는 유기적인 팀워크, 그리고 환자가 다시 네발을 딛는 그 순간까지 책임지는 수술 후 관리 시스템. 이것이 바로 의료의 본질이자 우리가 끝까지 지켜내야 할 원칙입니다.

의료진의 타협 없는 정직한 원칙이 현장에서 지켜질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은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이 소중한 가족을 위한 보호자님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에 실질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24시 넬동물의료센터 바르고바르개 이종협 대표원장
24시 넬동물의료센터 바르고바르개 이종협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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