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출간된 ‘슈퍼맨’ 만화책 초판본이 경매에서 912만 달러(약 134억 원)에 낙찰됐다. 역대 만화책 경매가로는 최고가다.
21일 영국 BBC방송 등은 경매사인 헤리티지옥션을 인용해 1939년 6월 출간된 ‘슈퍼맨 #1’이 전날 경매에서 91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출간 당시 이 만화책의 정가는 10센트로,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2달러(약 3000원) 정도다.
슈퍼맨 캐릭터는 1938년 만화잡지 ‘액션 코믹스’ 수록작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번에 낙찰된 판본은 슈퍼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단행본. 액션 코믹스의 출판사 ‘내셔널얼라이드 출판’이 ‘디텍티브 코믹스’(현 DC 코믹스)에 합병된 뒤 슈퍼맨을 제목으로 처음 찍어낸 초판본 50만부 중 한 권이라는 점에서도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완벽한 보관 상태가 높은 낙찰가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출간 당시 출판사는 슈퍼맨의 단행본 뒤표지를 오려 포스터처럼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데, 이런 구성이 당시 독자들에게 인기를 끈 덕분에 표지가 온전한 책이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만화책 전문 진위 여부·등급 평가 업체 CGC는 이 낙찰품을 9.0 등급(최고 10등급)으로 감정했다.
책을 경매에 넘긴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사는 3형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사망한 모친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 만화책을 발견했다. 당시 만화책은 형제들의 모친이 살던 집 다락방의 골판지 상자 안에 수십 년간 담겨 있었다. 헤리티지 옥션의 론 앨런 부사장은 “슈퍼맨 1호는 대중문화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인데, 이 책은 전례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영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만화책 경매 최고가 기록은 역시 슈퍼맨이 첫 등장하는 ‘액션 코믹스 No.1’이 보유하고 있었다. 2022년 경매가 진행됐고, 낙찰가는 530만 달러(약 78억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