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품규격위, 한국 제안 승인
제정 완료땐 품질관리-생산 선도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의 대표 수산물 ‘김’의 세계 규격 제정 작업이 시작됐다.
해양수산부는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을 위한 신규 작업 승인 요청’ 안건이 승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코덱스가 만드는 규격은 식품 분야의 유일한 국제 기준이다. 제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김 제품의 품질, 성분, 위생, 표시, 제조 방법, 시험법 등에 대한 통일된 세계 규격이 마련된다.
그간 김에 대한 국제 규격은 2017년 한국 주도로 제정된 아시아 지역 규격뿐이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기존 아시아 규격을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최근 몇 년 새 김 수출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럽 등 해조류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 내 수출 확대를 위한 국제 기준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는 대상은 마른김·구운김·조미김 3종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현재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돼 있으며 주원료인 원초 외에 파래, 감태,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국산 김의 특성이 반영돼 있다.
세계 규격이 정립되면 한국이 김 제품의 품질 관리나 생산법 등 관련 기준을 선도할 수 있다. 또한 수입국의 개별적인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이 줄어들어 김 수출업체의 애로를 해소하고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준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산물 중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정하는 최초의 세계 규격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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