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열린 당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4 / 국민의힘 제공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정부의 한국-미국 무역협상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설명자료)’ 발표에 대해 “팩트시트가 아니라 백지 시트였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 규탄 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왜 그토록 국회 비준을 꺼렸는지 그 이유가 고스란히 담긴 발표였다. 대장동 의혹을 덮기 위해 급박하게 준비했다는 의혹마저 드는 알맹이 없는 발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여전히 총론적인 합의에 그치고 있으며 미국 측이 원한대로 모두 들어준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트럼프의 무역협정이었다”고 혹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한 뒤 “전면에서 정말 힘센 강자와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을 하는데, 그걸 버티기도 참 힘든 상황에서 뒤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느냐’라고 하는 것은 참 견디기 어려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내부에서 빨리하라는 압박이 힘들었다, 발목을 잡아서 버티기 어려웠다’고 했지만 이런 발언은 협상 실패의 책임을 내부 압박과 정쟁으로 돌리는 부적절한 인식”이라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누가 대통령의 감정을 불편하게 했느냐가 아니라 한국의 이익이 어떻게 지켜졌는가”라고 했다.
그는 “일단 3500억 달러 대미투자 구조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점, 연 200억 달러씩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외환보유 훼손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어떤 안전장치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단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잠수함 도입은 미국이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는 말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정부는 핵잠수함 국내 건조를 관철시킨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핵 연료 협상, 건조 위치, 전력화 시기 대한 설명은 없고 세부 요건 마련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뜬구름 잡는 선언만 존재한다. 정부는 국내 건조 중심에 둔 실행 가능한 계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국내 건조가 맞다면 공식적 문안에 담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또 “농식품 무역의 비관세 장벽 해소, 미국산 농산물 승인 절차 간소화, 미국 과일채소 전용 데스크 설치, 육류 치즈 시장 접근성 보장 등을 명시해 국내에 농축산물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줬다”며 “반도체 관세는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모호한 문장만 명시돼있고 관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이익은 전혀 확보하지 못한 채 빈칸으로 남겨졌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내놓은 팩트시트는 한국이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얻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백지시트”라며 “그런데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협상 내용에 대한 검증을 피하기 위해 국회 비준 패싱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에게 막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합의를 국회 심사 없이 확정하려는 명백한 헌법 위반 행위”라며 “국회 비준은 외교 협상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번 합의는 반드시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 대표는 “국회 비준 없는 관세 협정은 국익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의 동의 없이 부담만 떠넘기는 위헌적 행위”라며 “만약 정부와 여당이 국회 비준을 패싱하려 한다면 정치적, 경제적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