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곳곳에서 ‘곰’이 출현하자 일본 내 미국 대사관이 “일본에 체류하는 미국인들은 곰을 조심하라”며 주의를 촉구했다. 일본 이와테현의 하나마키 공항에서는 곰이 출현해 활주로가 약 1시간 20분 동안 폐쇄됐다. 곰이 민가의 개집까지 잇달아 습격하자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13일부터 경찰이 소총으로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했다. 그전까지는 면허를 가진 사냥꾼이나 지역 협회가 담당해왔는데, 경찰도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다. 일본 정부는 곰 관련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이와테현, 아키타현에 경찰기동대 두 팀을 우선 파견했다.
13일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경 공항 사무소 직원이 주기장 근처에 곰 한 마리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NHK 뉴스 영상공항 CCTV 영상에는 곰이 주기장을 가로질러 활주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항 측과 경찰은 공항 부지를 점검한 뒤 곰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오후 2시 30분쯤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이로 인해 오사카행과 후쿠오카행 항공기 등 2편의 출발이 지연됐다.
곰이 공항 부지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항 관계자는 “이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일본은 전례 없는 곰 출현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인명 피해는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경성이 10월 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일본 전역에서 곰의 공격으로 13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경찰관이 소총을 사용해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승인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동물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일에는 아키타시의 한 주택가에서 시바견이 곰에게 끌려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는 쇠사슬에 묶여 있어 도망치지 못했고, 지역 수렵협회가 수색에 나섰지만 개와 곰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오다테시에서도 개가 곰에게 습격당하는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주일미국대사관은 12일 일본 각지에서 곰 관련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은 “곰에 의한 인명 피해가 보고된 지역에서는 단독 행동을 피하고, 곰을 발견하면 즉시 지역 당국에 신고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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