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DNA의 이중나선형 구조를 밝혀낸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제임스 왓슨. 그가 지난 6일(현지시각) 97세로 서거했다. 2025.11.8.
DNA 구조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과학자 제임스 왓슨이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7세.
영국 BBC 등 외신은 왓슨이 전날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호스피스 시설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왓슨은 1962년 프랜시스 크릭(1916~2004)과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당시 그가 크릭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한 것은 유전적 메커니즘과 세포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방식을 밝혀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후 유전자 치료, 암 치료제로서 단일클론 항체 개발 등 DNA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광범위한 영역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것은 1953년으로, 당시 왓슨은 24세의 젊은 연구자였다. DNA가 두 가닥이 서로 나선형으로 꼬인 ‘뒤틀린 사다리’ 구조임을 규명하며 생명과학 분야의 대전환을 열었다. 다만 유전자 조작으로 생명 현상을 변경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올바른지 등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뉴욕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의 브루스 스틸먼 소장은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 그레고어 멘델의 유전학 기본 법칙과 함께 생물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3대 발견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왓슨은 젊은 시절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과학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저술 활동도 이어갔다. 그는 1968년 ‘이중나선’을 출간해와 크릭과 함께 DNA의 3차원 구조를 최초로 규명한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러나 왓슨은 말년에 인종차별 발언 논란으로 인해 명성이 훼손됐고, 과학계에서 배척당했다. 그는 200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흑인의 지적능력과 관련한 발언으로 뉴욕 명문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총장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2019년 초 방송된 TV 다큐멘터리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반복하면서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에서 명예직 직위를 잃기도 했다. 이후 왓슨은 “내가 어리석었다”고 사과했으나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출품했다.
당시 노벨상 메달은 약 470만 달러에 낙찰됐다. 그러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아스널 구단주의 선행으로 메달은 다시 왓슨에게 반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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