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수출 규제 속 “서방은 냉소주의에 갇혀 있다” 지적
“전기는 사실상 공짜”…규제·에너지 비용 격차 언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그 배경으로 낮은 에너지 비용과 느슨한 규제를 꼽았다.
황 CEO는 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서방은 냉소주의에 갇혀 있다. 우리는 더 많은 낙관주의가 필요하다”며, 서방이 규제와 비관론에 묶여 있는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의 정책 지원으로 AI 생태계 전반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 내 각 주가 추진 중인 새로운 AI 규제에 대해 “50개 다른 규제를 낳을 수 있다”며 이런 복잡한 규제 환경이 서방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데이터센터 전력 보조금 확대 등으로 현지 기업들이 자국산 AI 칩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전기가 사실상 공짜”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조치를 유지한 직후 나왔다.
FT는 최근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그룹이 운영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화웨이·캠브리콘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제품이 엔비디아 칩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업계 불만을 접수한 뒤 전력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황 CEO는 과거에도 “미국의 최신 AI 모델이 중국 경쟁사보다 그리 앞서 있지 않다”며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해 세계 시장이 계속해서 미국 기술에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 이후 “중국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 칩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가장 첨단 기술은 미국만이 가져야 한다”며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최첨단 기술 수준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중국 AI 연구소 딥시크가 고도화된 대형언어모델(LLM)을 공개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AI 기술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월 공개된 딥시크 모델은 실리콘밸리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주요 AI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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