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정거장서 닭날개도 요리
전용 프라이어 등 우주기술 과시
상추 등 7종 키우는 우주채소밭도
앞서가던 美, 예산 삭감 등에 주춤… 달 착륙 ‘아르테미스’ 계획 등 차질
우주정거장서 닭 굽고 상추-고구마 재배까지 중국이 자체 건설한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4일 세계 최초로 ‘에어프라이어(열풍 오븐)’를 이용해 스테이크와 닭날개를 조리하는 데 성공했다(위쪽 사진). 또 상추,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의 재배에도 성공해 우주 비행사들의 식사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 관영 중국중앙(CC)TV 위챗 ‘중국 유인 우주 비행’“이제 우주에서도 튜브에 담긴 고기 페이스트가 아닌 갓 구운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이달 4일 중국이 자체 건설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의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보낸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에어프라이어로 스테이크와 닭날개를 구워 먹고 있는 영상도 보냈다. 우주정거장 활용 관련 유인 비행을 6차례 성공한 중국이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국의 우주 관련 기술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우주 기술의 양대산맥으로 꼽혀 온 미국과 러시아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우주 분야 연구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세계 최초 우주 에어프라이어 개발”
관영 중국중앙(CC)TV는 4일 중국 우주비행사들이 세계 최초로 우주정거장에서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스테이크와 닭날개를 요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의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神舟) 21호’가 1일 톈궁에 도킹하는 데 성공했고, 이 우주선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이 가지고 간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텐궁에서 직접 요리를 한 것이다.
현장 영상에서 우주비행사들은 포장지에서 꺼낸 닭날개 6개를 꼬치에 끼웠고, 망 형태의 그릴로 고정시킨 뒤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약 28분 만에 닭날개가 노릇노릇 구워져 나왔다. 두꺼운 스테이크 고기도 같은 방식으로 구워졌다.
우주정거장은 밀폐된 공간이며 중력이 부족하다. 조리할 때 쓰는 기름이 공중에 떠다닐 경우 안전상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이에 우주정거장에선 그동안 가공 처리된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우주비행사 과학연구훈련센터는 고온 촉매와 다중 필터의 기름 연기 처리 기술을 사용해 우주 전용 에어프라이어를 만들어 냈다.
톈궁에는 식물을 직접 키울 수 있는 우주 채소밭이 마련돼 있다. 상추,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 7종 식물 재배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총 4.5kg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생산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선저우 21호 우주비행사들이 먹을 수 있는 식품 종류는 190여 종으로 10일 동안 메뉴가 중복되지 않는 식단을 짤 수 있다. 센터의 류웨이보(劉偉波) 연구원은 “인류 역사상 최초 우주인인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60여 년 전 튜브에 담긴 고기 페이스트만 먹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부신 발전”이라고 말했다.
● 美의 위기감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우주항공 산업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2003년 ‘창어 프로젝트’로 명명한 달 탐사 계획을 수립했고, 10년 만인 2013년 무인 탐사선 ‘창어 3호’를 달에 착륙시켰다.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된 것. 2022년 말 자체적으로 구축한 우주정거장 ‘톈궁’도 완성시켰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의 토양을 채취해 귀환했다.
반면 우주 분야 최강국이던 미국은 주춤하고 있다. 올 9월 퍼듀대 연구진은 학술지를 통해 “미국의 우주 분야 예산 삭감과 프로그램 축소 속에 중국이 유인 우주 탐사 및 거주 분야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미국 정부 간의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임시국장을 겸하고 있는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방송 인터뷰에서 NASA의 달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와 관련해 “한 기업(스페이스X)만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중국과의 두 번째 우주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2012년 NASA와 계약을 맺고 아르테미스 3단계에서 달에 착륙시킬 우주선을 만들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한 ‘스타십’ 프로젝트에 몰두하면서 NASA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우리는 달 복귀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승무원 안전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간소화된 임무 구조와 운영 개념을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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