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중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무급 상태에 놓인 공무원들이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
● 셧다운 장기화로 ‘투잡’ 나선 美 공무원들
미 미시시피주 롱비치의 지역 무료 식료품 지원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부받은 식료품을 분류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35일째를 맞아 역대 최장기간 타이로 기록되면서 피해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 운항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셧다운으로 임시 휴직에 들어간 연방 공무원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음식 배달부터 창업까지 ‘투잡’을 뛰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IRS)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31세 아이작 스타인(Isaac Stein)은 현재 워싱턴 D.C. 거리에서 핫도그·문파이·콜라를 파는 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한 채 하루 약 60개의 핫도그를 판매하고 있다. 그는 “원래는 주말 부업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셧다운 장기화로 주 7일 내내 장사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부부가 모두 연방정부 직원인 가정은 타격이 더 크다. 미 동부 지역의 한 항공 관련 공무원은 “10월 1일 셧다운 이후 급여 없이 근무 중이며, 그의 아내는 임시 휴직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퇴근에 드는 교통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 걱정”이라며 “주말에는 하루 10시간씩 배달을 해 지난주 113달러를 벌었다”고 말했다. 아내 역시 대형마트에서 시간당 15달러를 받는 장보기 아르바이트를 고민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밖에도 셧다운 이후 일부 공무원들은 생계를 위해 판타지 소설을 집필하거나,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창업에 나선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 “급여·무급 나눈다”… 셧다운 불공정 구조 논란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건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셧다운 장기화로 일부 연방 공무원들은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서 ‘투잡’을 뛰고있다. 사진=뉴시스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번 셧다운은 같은 부서 내에서도 누군 급여를 받고, 누군 무급으로 일하는 불공정한 구조를 만들어냈다”며 “근본적으로 불공정한 무급근무 사태가 공직사회의 사기를 무너뜨리고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부 기관에서는 무기(총기·권한)를 가진 직군만 급여를 받는 반면, 행정·기술직 직원들은 무급근무를 강요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급 상태로 일하고 있는 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은 “우린 ‘지원직(support staff)’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조직을 움직인다”며 “이런 차별은 조직의 사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연방 직원은 “같은 사무실에서도 어떤 사람은 봉급을 받고, 나는 받지 못한다”며 “정부가 공무원들을 유급과 무급 두 계층으로 나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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