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새 대통령에 좌파 코널리… 정부 경제실정 공격 2030지지 얻어[지금, 이 사람]

  • 동아일보

독일 등 EU의 군비확충 반대
“美-英, 가자지구 학살 방조” 비난도

아일랜드 신임 대통령에 좌파 성향의 무소속 캐서린 코널리 하원의원(68·사진)이 당선됐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널리는 개표 결과 63.4%를 득표해 29.5%를 얻은 중도 우파 통일아일랜드당 헤더 험프리스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선거 초반 코널리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주택 부족과 물가 상승 등 보수 정부 경제실정을 선거 캠페인 내내 강조하며 20, 30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또 아일랜드 좌파 정당들의 연대도 코널리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코널리는 전직 임상심리학자이자 변호사 출신으로 2016년 처음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2020년에는 여성 최초로 아일랜드 하원 부의장을 맡았다.

전통적으로 아일랜드는 유럽연합(EU)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그간 코널리는 EU와 미국을 모두 비판해왔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는 EU의 군비 확충 정책을 강하게 반대했다. 독일의 군비 지출 확대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에 비유했을 정도다. 또 코널리는 “서구의 군국주의화에서 아일랜드의 중립성을 보호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코널리가 미국과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코널리는 영국과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자행한 학살을 방조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앞으로 세워질 팔레스타인 정부에서 하마스는 어떤 역할도 해선 안 된다”고 밝히자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주민의 일부”라고 반박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의원 내각제인 아일랜드에서는 총리가 실권을 갖고, 대통령은 헌법적 국가수반의 상징적 역할을 수행한다. 국제 무대에서 연설을 하거나 외국 정상들을 맞이하는 외교적 역할을 주로 맡는 것. 이에 따라 코널리의 급진적 성향이 제1당이며 우파인 공화당 소속 미할 마틴 총리와 큰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를 의식한 듯 코널리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나는 여러분 모두의 목소리를 듣는 포용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화를 위한 목소리, 우리의 중립 정책을 이어가는 목소리, 그리고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실존적 위협을 분명히 말하는 목소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대통령#캐서린 코널리#선거#의원 내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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