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전·현직 선수와 감독이 연루된 스포츠 베팅 조작 및 사기도박 사건이 발각됐다. 2025~2026시즌 개막 이틀만에 34명의 피의자가 체포되며 미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왼쪽부터 포틀랜드 트레이블레이저스의 챈시 빌럽스 감독, 마이애미 히트의 테리 로지어, 전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데이먼 존스
23일(현지 시간) 미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국(HSI), 뉴욕경찰청(NYPD) 등은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체포된 현직 NBA 관계자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챈시 빌럽스 감독(49)과 마이애미 히트의 현역 선수인 테리 로지어(31)다.
현직 감독 빌럽스는 포커 게임 사기에 연루됐다. 빌럽스는 현역 시절 5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명예의 전당까지 헌액된 인물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유명 운동선수들과 함께하는 포커 게임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포커 카드를 섞는 기계를 조작하고 카메라, 엑스레이 등을 이용해 상대방의 패를 읽는 수법으로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를 가로챘다.
수사당국은 감비노와 루케세, 보난노 등 미 동부에서 활동한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을 배후로 지목했다. 전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 빌럽스는 23일 연고지 포틀랜드에서 체포됐다. 빌럽스를 비롯해 총 31명이 사기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
로지어는 스포츠 베팅 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3월23일 치러진 경기에서 당시 샬럿 호니츠 소속이었던 로지어는 경기 시작 9분만에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중단했는데, 수사당국은 로지어가 이 정보를 로지어의 부진에 20만 달러를 베팅한 공모자들에게 흘렸다고 봤다. 로지어는 해당 사례를 포함해 2022년 12월~2024년 3월 7개의 경기에서 관련 내부 정보를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데이먼 존스(49)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팀 스태프로 일하면서 간판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출전 여부 등을 공모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존스는 2023년 2월 9일 밀워키 벅스와 레이커스의 경기에 앞서 공범들에게 “오늘 밤 밀워키에 큰돈을 걸어라”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존스는 제임스가 부상으로 결장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제임스가 결장한 레이커스는 밀워키에 106-115로 패했다. 승부 조작 가담 혐의자는 로지어와 존스를 포함해 6명이며, 이들 중 존스를 비롯한 일부는 사기 도박에도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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