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말달리자’ 전시-공연
친필악보-미공개 소장품 등 소개
韓 인디밴드 역사도 돌아볼 수 있어
김창완-장기하 등 함께 기획 공연도
2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에서 30주년 기념 전시 ‘말달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크라잉넛. 왼쪽부터 김인수 이상혁 박윤식 이상면 한경록. 캡틴락컴퍼니 제공
“30년을 인디 뮤지션으로 살아왔어요. 인디 음악을 꿈꾸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1세대 인디밴드 ‘크라잉넛’은 지난 세월이 쌓이고 쌓여 에너지라도 된 듯했다. 이들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2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30주년 기념 특별전시 ‘말달리자’와 연계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전시는 사전 예약하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와 연계된 공연은 유료로 예매할 수 있다.
1995년 홍대 라이브 클럽 드럭에서 태동한 크라잉넛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한국 인디 신을 이끌어 가는 어엿한 ‘맏형 밴드’가 됐다.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 ‘명동콜링’ 등 그동안 내놓은 히트곡은 늘어놓자면 끝이 없을 정도. 초중고교 동창인 박윤식(49·보컬, 기타)과 이상면(49·기타), 이상혁(49·드럼), 한경록(48·베이스) 등 데뷔 멤버에 2집부터는 김인수(51·키보드)가 합류한 뒤 지금껏 멤버 변화 없이 굳건히 밴드를 지켜 왔다.
한경록은 “크라잉넛은 정원에서 손질을 받지 않고, 피어나고 싶은 대로 피어난 ‘야생화’ 같은 존재”라며 “30년 동안 해보니 그렇게 대박 났다곤 할 수 없지만, 가정을 꾸리고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한 시대를 살아왔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인수는 “인디는 항상 위축된 상황에서도 발전해 나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크라잉넛을 상징하는 대표곡 ‘말달리자’는 현 세대들에게도 여전히 울림이 크다. 이상면은 “이 노래는 앞부분에 세상이 원하는 이야기(잔소리)를 늘어놓은 뒤 ‘닥쳐’로 이어지는 포맷”이라며 “지금도 (잔소리가)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크라잉넛은 물론 인디밴드의 역사도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초입은 라이브 클럽 드럭을 재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멤버들이 직접 그라피티를 했다고 한다. 또 친필 악보 등 미공개 소장품과 아트워크를 통해 크라잉넛의 역사를 다층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공연도 이뤄진다. 김창완밴드, 잔나비, 장기하, 김수철 등이 참여한다.
“크라잉넛뿐만 아니라 인디도 30주년이잖아요. 한국 인디 역사에 바치는 선물 같습니다. 내년이 ‘붉은 말’의 해니까, 제대로 한번 달려봐야죠.”(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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