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붓는 질환… 심해지면 대인기피증까지[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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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부종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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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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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부종은 림프액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몸이 붓는 질환이다. 팔, 다리가 붓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회음부, 아랫배, 얼굴이 붓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조직 섬유화, 피부 궤양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연부조직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연부조직염은 림프액이 정체돼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적, 통증, 전신 발열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즉시 입원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심하면 한 달에 1∼2회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림프부종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차성 림프부종은 수술, 종양, 방사선치료, 외상 등으로 림프계가 손상돼 발생한다. 그 외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림프부종을 일차성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일차성 림프부종은 발생 시기에 따라 출생 시나 1세 미만에 발생하는 선천성 림프부종, 1∼35세에 발생하는 조발성 림프부종, 35세 이후 발생하는 지연성 림프부종으로 분류한다.

차한규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림프부종 환자는 팔다리 굵기 변화로 옷차림에 제한이 생기고 장시간 앉거나 서 있기가 어려워진다”라며 “부종이 있는 부위의 피부가 적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지며 심한 가려움과 각화증을 동반하는 등 외적인 변화도 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울감,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의학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림프부종을 진단하려면 먼저 부종 부위를 눌렀을 때 눌린 자국이 다시 회복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팔다리 둘레 측정, 생체전기저항 측정 등을 시행해 림프부종이 의심되면 여러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흔한 정밀 검사는 ‘림포신티그래피(Lymphoscintigraphy·섬광조영술)’이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테크네슘’이 표식된 추적 단백질을 주입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단백질이 림프 시스템에 흡수되면 감마 카메라로 방출되는 신호를 감지한다. 최근에는 간기능 검사에 사용되던 녹색 형광 시약을 활용한 ‘ICG 림프조영술’도 많이 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 진피에 ICG를 주사하고 이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시약의 흐름을 통해 검사한다. 그 밖에 MR 림프조영술이나 초음파 검사 등이 사용되고 있다.

림프부종 치료는 발병 초기에는 압박,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로 상태 유지와 진행 예방에 중점을 두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주로 림프관-정맥 문합술, 지방흡입술, 림프샘 이식술 등 세 가지가 있다.

림프관-정맥 문합술은 검사 후 림프관 기능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될 때 고려하는 수술법이다. 팔이나 다리에 2∼3cm 피부를 절개하고 절개창을 통해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함으로써 림프액이 순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림프관-정맥 문합술 후에도 효과가 없다면 몸의 다른 곳에 있는 정상적인 림프샘을 혈관과 함께 채취해 부종이 있는 부위에 이식해 주는 ‘림프샘 이식술’이 있다. 차 교수는 “림프관-정맥 문합술 환자 중 3분의 1이 부종 완화를 경험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부종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통증, 단단함, 무거운 느낌이 완화된다”라며 “하지만 효과가 없는 환자는 림프샘 이식술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림프부종으로 섬유화가 심해지면 다른 수술로 효과가 없으므로 축적된 지방과 섬유조직을 물리적으로 제거해 해당 부위 굵기를 가늘고 가볍게 만들어주는 지방흡입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도 림프액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질환시그널#림프부종#연부조직 감염#림프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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