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발생 위험 높여… 검진 때 X선-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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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유방

자료: 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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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홍은심 기자
정상적인 유방 조직은 유선과 유선 조직을 지지하는 지방과 결합 조직 등으로 구성된다. 유선 조직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어 작은 종양을 가릴 수 있는 경우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에 해당한다. 치밀유방인 경우 저밀도 유방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유방 X선 촬영술(맘모그래피) 판독 시 유방암 여부를 판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방 밀도가 유방암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리는 것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지난 9일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유방 X선 촬영술 기관이 수검자에게 유방 밀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치밀유방인 여성이 진료 시 유방 밀도와 유방암 위험 요인, 개인 상태에 대해 의료진과 공유하도록 권장했다.

유선 조직의 비중이 높은 치밀유방은 유방암 발병의 위험 요인 중 하나이다. 유방암은 대부분 유선 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지방 조직보다 유선 조직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가 더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방의 밀도가 높은 여성군의 경우 낮은 여성군에 비해 유방암 위험도가 4배에서 6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치밀유방은 유방암 선별 검사로 이용되는 일반적인 검사법인 유방 X선 촬영술 판독 시 유방암을 찾기 어렵게 한다. 유방 X선 촬영술 사진에서 유선 조직이 종양과 같은 색상인 흰색으로 표현돼 종양이 유방 조직에 가려 잘 안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판정 유보’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 2020년 국가암검진을 통해 유방 X선 촬영술을 받은 이들의 약 11%에 해당하는 40만여 명이 판정 유보를 받았다.

김완성 명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한국 여성 10명 중 8명이 치밀유방에 해당되는 만큼 치밀유방이 유방 건강관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며 “치밀유방인 경우 유방암 의심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유방 X선 촬영술과 함께 필요시 유방 초음파나 혈액 검사 등 추가 검사를 챙기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신속하게 유방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밀유방은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층에 많다. 한국인 여성 5967명의 유방 X선 촬영술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 치밀유방의 분포는 30대 94.3%에서 40대 91.4%에 이르며 40대 이후 유방 실질 조직이 지방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50대 72.2%, 60대 44.0%로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비교적 젊은 층인 30대와 40대에서 국내 유방암 유병률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방암은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 시 고령의 환자에서 발병한 경우에 비해 공격적인 생물학적 행동을 보이며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재발률과 사망 위험도가 높은 나쁜 예후를 보인다. 이에 따라 해당 연령대의 여성들에게서 정기검진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유방암은 검진을 통해 발견하면 증상 발견 후 진단된 경우에 비해 더 좋은 예후 인자를 가진 경우가 많고 사망률도 낮은 경향을 보인다”라며 “방사선 노출 등을 이유로 유방 X선 촬영술이 권장되지 않은 젊은 연령인 경우라도 자가 검진과 함께 유방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유방암 검사와 전문의와의 진료를 정기적으로 챙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방 X선 촬영술 외 유방암 선별 검사로는 유방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이 있다. 유방초음파는 유방 X선 촬영과 같이 촬영과 판독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치밀유방에서도 유용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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