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린재, 불혹에 데뷔 앨범 ‘나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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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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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작가와 협업한 ‘나무’ 앨범 커버
이명호 작가와 협업한 ‘나무’ 앨범 커버
싱어송라이터 이린재가 데뷔 앨범 ‘나무’를 발표했다. 1998년 제10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동상 입상 이래 22년 만이다.

박원, 정준일, 노리플라이 등 실력파 뮤지션들의 프로듀서로 활동해 온 권영찬을 비롯 피아니스트 김광민, 기타리스트 홍준호, 베이시스트 최인성, 드러머 김진헌, 현악 연주 팀 융스트링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이린재의 깊고 아련한 발라드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린재는 ‘나무’ 시리즈로 알려진 세계적인 사진작가 이명호와 음악과 사진의 협업을 통해 ‘나무’와 ‘존재에 대한 성찰’이라는 공통의 소재로 2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이번 앨범을 예술적 패키지로 완성하였다.

이린재는 이번 앨범의 작곡, 작사뿐 아니라 총 기획 및 제작까지 일인다역을 담당했다.

그는 강산이 두 번 바뀐 후에야 데뷔 앨범을 낸 소감으로 “20대 초반, 예술가로서 내면의 컨텐츠와 깊이가 많이 부족하다는 자각을 한 뒤, 음악에 대한 깊은 짝사랑을 내려놓았다. 30대 후반,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으며 우연히 시작하게 된 작곡이 나 자신을 치유하는 강력한 치료제라는 걸 경험한 후 깨달았다”며 “행복과 불행이 인생의 한 패키지이듯, 음악을 꿈꾸지 않겠다고 멈춘 20년의 세월 역시, 진정으로 음악을 하기 위한 내 인생의 한 패키지가 아니었을까. 40대에 비로소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고, 음악을 통해 삶의 방향과 의미를 구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나무’는 혹한의 겨울이 안긴 상처를 나이테 속에 보듬고 봄에 다시 새싹을 틔우는 나무의 삶을 통해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노래이다. 인생의 혹독한 겨울을 겪고 삶의 의지를 되새기는 이린재의 자전적인 노래이기도 하다. 전남 해남 파인비치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에는 나무 뒤에 거대한 캔버스를 만드는 이명호 작가의 ‘나무’ 작업 과정과 이린재의 노래 속 서사가 중첩되면서 뛰어난 풍경과 함께 묘한 시적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애잔하게 읊조리는 노랫말이 가슴에 남는 노래 ‘독거노인’은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정제된 피아노 연주와 함께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아름다웠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한 외로운 노인의 모습을 통해 사모하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의미인지를 일깨운다.

‘새들은 비가 오면 어디로 가는 걸까?’는 어린 딸과 함께 보던 케닙 헹크스(Kevin Henkes)의 동화책 ‘기다림(Waiting)’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비 오는 날, 천진한 질문을 하는 어린 딸과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젊은 엄마의 평범한 일상이 소소하고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노래이다.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되나요?’는 이린재가 우리에게 전하는 ‘밤에 쓰는 일기’와 같은 독백이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영감을 받은 이 노래는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풍광과 대비되는 모순적인 현실 속에서 “착한 거짓말, 거짓된 용서, 뼈아픈 화해”에 대해 되뇌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질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 성찰의 노래이다.

이린재는 첫 번째 앨범 ‘나무’를 시작으로 LYN JAE (Live Your Now, Join the Artistic Elysium) 시리즈의 총 6개 앨범을 완성할 예정이다.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오는 11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명호 [드러내다]展에서 이명호의 ‘나무’ 작품과 이린재의 ‘나무’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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