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가에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도 ‘유튜브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관련 시스템을 마련해 공세적인 제작에 나서고 있다.
선두주자는 SBS다. 2018년부터 ‘모비딕’을 통해 유튜브 공략에 나선 뒤 최근 ‘쎈 마이웨이’ ‘고막메이트’ 등을 시즌제 콘텐츠로 안착시켰다. 가수 제아와 치타가 고민을 상담해주는 ‘쎈 마이웨이’는 조회수 100만 건을 넘길 정도다.
KBS는 작년 9월 법인 ‘스튜디오K’를 설립 후 디지털 콘텐츠를 본격 기획해왔다. 방송사 유튜브 계정을 통해 2월14일 1편을 내놓은 예능 콘텐츠 ‘구라철’이 시작이다. 개그맨 김구라가 KBS 예능국을 누비며 촌철살인을 날리는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20만 건을 넘었다. 노홍철이 나서는 ‘게릴라 데이트’도 준비 중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촬영을 멈췄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MBC 웹예능 ‘돈플릭스’(왼쪽)와 KBS 웹예능 ‘구라철’. 사진제공|MBC·KBS
MBC도 올해 1월 디지털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M드로메다’를 통해 개그맨 정형돈을 주인공으로 한 ‘돈플릭스’를 공개했다. 그동안 외주제작사와 협업했던 것과 달리 자체 콘텐츠를 완성했다. MBC 관계자는 8일 “이를 시작으로 동명 유튜브 계정을 통해 다양한 영상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는 최근 유튜브 영상으로 인기를 모은 EBS ‘자이언트 펭TV’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은 펭수가 EBS의 스테이션 이미지 제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구라철’ 등을 담당하는 KBS 김광수 책임프로듀서는 8일 “유튜브 환경에 맞는 자유로운 소재와 젊은 감각을 끌어오면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흐름에 맞게 디지털 콘텐츠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