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신 실감” vs “긴장감이 부족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23일 06시 57분


영화 ‘백두산’이 주연 하정우(사진 왼쪽)와 이병헌의 존재감으로 흥행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이 주연 하정우(사진 왼쪽)와 이병헌의 존재감으로 흥행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개봉 첫 주말 200만 관객 돌파한 백두산… 엇갈리는 평가와 흥행의 변수들

백두산 화산 폭발 다룬 260억 대작
하정우·이병헌도 스케일엔 자부심
한반도 위기 상황 불구 긴장감 느슨
두 배우 코믹 설정, 몰입에 방해 지적

예상대로다. 영화 ‘백두산’이 개봉 첫 주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최대 규모 한국영화인데다 이병헌과 하정우, 마동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는 이야기로 일찌감치 기대와 화제를 모은 결과다.

19일 개봉한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제작 덱스터픽처스)이 막판까지 시각특수효과 작업을 진행하느라 개봉 하루 전날에야 시사회를 열었을 만큼 촉박하게 공개됐지만 초반부터 관객몰이에 한창이다. 백두산 화산 폭발 소재에 대한 궁금증, 순 제작비 규모 260억 원의 물량공세에 따른 기대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관객들은 대체로 ‘백두산’이 재난블록버스터 장르에 충실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작과 동시에 백두산이 폭발하고 그 여파로 서울의 중심인 강남역 일대 고층 건물들과 도로가 붕괴되는 상황을 실감나게 구현한 기술력에 이견이 없다.

배우들도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이다. 무너져 내리는 강남역 한 복판에서 홀로 재난에 맞서는 하정우는 “스케일이나 컴퓨터그래픽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만큼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영화”라고 만족해했다. 이병헌 역시 “상업영화, 오락영화에 충실하다”고 밝혔다.

영화 ‘백두산’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백두산’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워낙 기대가 높았던 탓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반응도 눈에 띈다. 한반도가 사라질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할 만큼 위급한 재난상황의 긴장감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는 비밀작전을 위해 북한에 몰래 침투한 한국군(하정우)과 북한의 이중간첩(이병헌)이 쌓아가는 ‘로드무비’의 설정이 지나치게 코믹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재난에 처한 인물들을 심각하지만은 않게 그리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노린 시도가 오히려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가로막는 한계로 지목된다.

첫 주 2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지만 긴장은 놓을 수도 없다. 손익분기점이 73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섣부른 1000만 예측을 꺼내지만, 그보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이 먼저다. 게다가 12월이 극장가 성수기로 꼽힌다고 해도 마냥 낙관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마약왕’ ‘PMC:더 벙커’ 등 한국영화 대작들이 전부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한 전적도 있다.

첫 주말을 지나면서 나오는 다양한 관객 평가가 ‘백두산’의 향후 흥행세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드는 23일부터 진짜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상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18일 개봉해 22일 100만 관객을 돌파한 ‘시동’의 여세, 뒤이어 24일과 26일 뮤지컬영화 ‘캣츠’와 ‘천문:하늘에 묻는다’가 가세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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