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기 “멋있는척, 강한척 하느라 군시절 쌓은 힘 다 짜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26일 06시 57분


연기자 이승기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를 통해 “긍정적 의미의 전환점을 맞았다”며 만족했다. 데뷔 15년간 여유 없이 활동해와 내년에는 체력을 충전하며 가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이승기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를 통해 “긍정적 의미의 전환점을 맞았다”며 만족했다. 데뷔 15년간 여유 없이 활동해와 내년에는 체력을 충전하며 가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배가본드’ 마친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

“연기자로서 전환점 맞이한 작품
내년엔 숨고르기…새 앨범 계획
마흔살 전에는 결혼하고 싶어요”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32)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달려왔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하고 지금까지, 2017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더욱 속도를 냈다. 스쳐가는 풍경을 돌아다볼 여유도 없었다. 잘 하기 위해서는 당연함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소진된 느낌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는 약 1년에 걸쳐 촬영과 방송을 마친 SBS 드라마 ‘배가본드’까지 마무리하니 “충전의 필요성이 절실해진다”고 했다.

● “숨 좀 고르며 활동하고파”

이승기는 23일 종영한 ‘배가본드’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몸과 몸이 부딪치는 액션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극중 액션 장면 대부분을 직접 소화할 만큼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는 “제가 살면서 언제 이렇게 멋있는 척, 강한 척해보겠냐”고 웃으며 “막상 겁이 나지만 완성된 장면을 보면 파괴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주변에서 좋게 봐주셔서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얻었다. 너무 힘들어 죽겠다 싶다가도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군에서 쌓은 힘을 짜냈다. 하하! 지금부터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단련해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

‘배가본드’는 250억여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돼 주인공으로서 부담감도 컸다. 평균 12%대(닐슨코리아) 시청률과 넷플릭스 판매 등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매 장면 놓치지 않고 집중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는 그의 힘에 기댄 바 작지 않다.

그는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완성도에서 밀리지 않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연기자로서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 단계 성장한 만큼 이제는 “잘 하려 집착”하지 않겠다 한다. 제대 후 2년 동안 “긴장, 경직, 돌진” 등 자신을 둘러쌌던 키워드를 버리고 스스로 여유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에너지 방전까지는 아니지만 지친 게 느껴진다”며 “내년에는 숨 좀 고르고, 빈 곳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뒤 내년 “제 이야기와 생각을 담은 여러 곡을 담은 미니앨범을 내겠다”는 계획을 실행할 참이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 “마흔 살 전에는 가정 꾸리고 싶어요”

30대 초반 ‘자연인’ 이승기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 종류 상관없이 술을 좋아하는 그는 최근 “삶의 무게”에 소주의 쓴맛을 즐기게 됐다며 웃는다. “술이라도 먹어야지 뭐하겠느냐”며 활동이 없을 때에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면 취미다. 대신 “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 때로 유연한 몸을 위해 요가를 하거나 골프장을 찾기도 한다.

그야말로 운동하며 가끔 친한 사람들 만나 술 한 잔 마시는 정도의 일상이다. 그래서일까. 1∼2개월 정도 여유롭게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여의치 않았다. 매번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 탓에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웃는다. “제 삶은 거의 휴먼드라마다. 멜로가 많이 없었다. 하하! 선배님들에게 시기적으로 언제 결혼하면 좋은지 물어보는데, 다들 마흔 살 되면 어려울 거라고 하더라. 친구들도 대부분 결혼해 아기 낳고 잘 살고 있다. 저도 빨리 제 짝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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